모든 시민은 기자다

"아들 주려고..." 컴퓨터 훔친 실직가장

등록|2009.01.13 16:21 수정|2009.01.13 16:21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초등학생 아들에게 주려고 컴퓨터를 훔친 30대 실직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A(38·무직)씨는 지난해 12월 7일 오전 5시20분께 전북 전주시 금암동의 한 모텔에서 시가 60만원 상당의 컴퓨터 한 대를 훔쳤다.

지난해 실직한 A씨는 범행 전날도 직장을 찾으려고 전주까지 왔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자 다음날 일감을 다시 찾으려고 모텔에 투숙했다.

A씨의 눈에 띈 것은 객실 탁자에 놓인 중고 컴퓨터 한 대.

A씨는 불현듯 "숙제하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초등학생 1학년 아들의 말이 생각났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컴퓨터를 받고 기뻐할 아들의 얼굴을 떠올린 A씨는 결국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말았다.

A씨는 피해모텔 측의 신고로 1달여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아들과 컴퓨터를 사주기로 약속했지만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잠시 눈이 멀었던 것 같다"면서 "다시는 나쁜 짓 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해 떳떳하게 돈을 벌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면 네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지는데다 깊이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했다"며 "한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앞으로는 올바른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긴급속보 SMS 신청> <포토 매거진> <스포츠뉴스는 M-SPORTS>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