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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그릇 100원, 팔 때마다 1400원 손해

[현장] 상암동DMC 명동할머니국수의 '불황 마케팅'

등록|2009.01.16 17:13 수정|2009.01.17 11:11

▲ 50년 전 가격 100원에 드립니다! ⓒ 이중현


흰 눈이 펄펄 흩날리던 16일 오전 11시 50분, 상암DMC 누리꿈스퀘어 지하식당가에 위치한 명동할머니국수집. 이 가게 앞에는 40여 명의 손님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무실들이 밀집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 앞은 항상 붐비기 마련이지만, 요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일은 드문 일이다. '50년 전 가격 100원에 드립니다' '개업 300일 기념 신년맞이 특별행사'라는 플래카드 문구가 눈에 띤다.



명동할머니국수 상암DMC점 점주 이상진(31)씨는 "누구나 저희 가게 국수를 한 번씩 맛볼 수 있도록 홍보하고자 이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평소 3000~4000원에 팔리는 국수 한 그릇에는 대략 1500원의 재료비가 든다. 한 그릇에 100원씩 팔릴 때마다 1400원씩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여기에 인건비나 점포임대료까지 생각하면 이날 장사는 손해다. 그러나 이상진씨는 영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날 팔기로 한 국수는 모두 400그릇. 그러나 준비된 물량은 생각보다 훨씬 일찍 동이 나 버렸다. 이씨는 경기도 좋지 않은데 추운 날씨에 길게 줄선 사람들을 돌려 보낼 수 없어 100그릇 가량을 더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웃는다.

▲ 국수가 정말로 100원 ⓒ 이중현

이날 이 곳을 찾은 회사원 김수영씨(22)는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기 좋아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씩 먹는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명동할머니국수 본사에서는 새로 문을 여는 가맹점의 오픈행사로 국수를 50년 전 가격인 1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명동할머니칼국수 상암DMC점의 행사 전경

ⓒ 이중현

덧붙이는 글 <9기 인턴기자 경제부 이중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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