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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무산 ... 3천억 이행보증금 처리는?

등록|2009.01.21 16:47 수정|2009.01.21 16:47

▲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해온 산업은행 이사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한화와 매각 협상을 종료하기로 했다. 사진은 매각 반대 운동을 벌여온 대우조선노동조합이 2008년 10월 대우조선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대우조선노동조합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무산됐다. 이행보증금 3000억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산업은행과 한화 사이에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한화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몰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우중공업(대우조선해양, 대우종합기계)은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0년 2개 회사로 분리되었다. 대우조선은 2001년 8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2002년 3월 대우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2008년 3월 산업은행이 발표하면서 대우조선 매각 절차가 시작되었다. 한때 두산그룹과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이 인수에 참여하거나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산업은행은 2008년 10월 한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화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19일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납부했다. 그러다가 한화는 지난해 12월 26일 본계약을 1개월 연기를 요구했으며, 이틀 뒤 산업은행이 수용했다. 1개월 뒤인 21일 산업은행은 매각협상을 종료하기로 했으며, 22일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31.3%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며, 자산관리공사는 19.1%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가 갖고 있는 주식 50.4%다.

보도에 따르면, 대우조선 매각추진위와 산업은행 측은 “한화가 새로운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분할인수 방안을 제안해 더 이상 협상이 어렵다”며 협상을 종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금융 상황이 좋지 않아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매각 협상 종료 결정에 대해, 한화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화는 이행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산업은행은 양해각서를 근거로 들며 몰취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이 이행보증금을 놓고 쉽게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법정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매각 반대 입장을 보여온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산업은행과 한화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광래 대우조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당연한 결과로 보며, 자금동원능력이 없는 한화가 인수하려고 덤벼들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위기 원인도 있지만, 산업은행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고가에만 팔려고 하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도 문제"라면서 "산업은행이 한화의 재무건전성이나 자금조달 능력을 점검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은행에서 이사회를 열기는 했지만, 아직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산업은행에서 향후 계획까지 나온 뒤 노동조합에서도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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