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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4억'인 회사에 터미널 사업 맡긴다고?

시민대책위 '터미널 사업자와 안양시 유착 의혹' 주장

등록|2009.01.23 11:49 수정|2009.01.23 11:49

▲ 안양역 부근 간이 시외버스 터미널 ⓒ 최병렬




안양시가 지난 9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안양시외버스터미널건립사업'에 대해 안양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안양시민들은 '안양권 시외버스 터미널시민대책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 20일 안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시외버스 터미널 사업자로 지정된 '(주) 경보'가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업체라고 지적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주)경보는 2007년 기준 총 자산이 59억, 총 부채가 63억이기에 자본금이 -4억인 부실기업이다. 또, 2006년 과 2007년 세금 납부액이 전혀 없을 정도로 사업실적이 없는 회사다. 시민들은 이런 회사에 300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공사를 어떻게 맡길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주)경보와 안양시 사이에 무엇인가 유착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주)경보는 지난 2001년 9월, '터미널 건립부지 이전으로 설계비등 20억원을 손해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06년 9월8일, 대법원은 안양시 귀책사유 및 직무상 불법행위를 인정, 안양시가 (주)경보에게 16억5천3백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주)경보는 손해배상을 청구, 판결 금액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금액을 찾지 않았다.

대책위는 "안양시가 (주)경보 측으로부터 손해배상금 16억5천3백만 원의 지연 이자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오면서 2000년 6월28일부터 2008년 6월 27일까지 매년 사업면허기간을 연장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책위 주장에 대해 안양시 교통 행정과 안 모 과장은 "각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각서를 쓴 것이고, 왜 썼는지는 모른다" 고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대법원 지급 판결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16억5천3백만 원이라는 거액을 청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것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주)경보 이 모 사장과 22일 오후 전화통화를 했다. 이 사장은 (주) 경보는 터미널 공사 하나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세금 납부 실적이 없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은 공사를 시작해야 이익이 발생해서 납부 할 수 있다는 것.

또, 자본금이 마이너스인 부실기업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증자계획을 세웠는데 공개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16억5천3백만 원 을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사를 포기 할 마음으로 소송을 걸었지만 다시 안양시 터미널 건립 공사를 하게 됐다. 때문에 손해 배상금을 찾는 것은 도의적으로 어긋나는 것 같아서 찾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자진해서 이자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자까지 달라고 하면 안양시가 곤혹스러울까봐서"라고 답변했다. 

터미널 부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려해야

▲ 터미널 예정부지 ⓒ 최병렬



(주)경보가 시외버스 터미널  사업자로 지정된 것은 지난 96년이다. 하지만 (주)경보는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안양시는 공사를 계속 지연시키다가 급기야 2003월경 최초 예정지인 평촌동 934번지(평촌 농, 수산물 시장 부근)  시외버스 터미널 건립계획을 무산시켰다. 

한국 토지 공사는 그해 6월에 경보와 맺은 토지 매매 계약을 해지했다 장기간 토지 매입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안양시장은 ‘안양시 터미널 건립부지를 관양동 984-2번지로 이전, 2000년 12월 20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 했지만 2001년 4월14일 반려됐다.

경보는 2001년 9월 '안양시 터미널 건립부지 이전으로 설계비등 20억원을 손해 봤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 2006년 9월8일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시민들은 안양시가 부지로 지정한 관양동 22번지 일대가 과연 터미널 부지로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안양시 시외버스 이용자는 만안구 주민이 68.3%로 동안구 주민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 하지만 만안구에서 관양동을 이어주는 대중교통 시설은 열악한 형편이다.

또, 터미널 건립 부지를 정할 때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지정된 관양동은 상권과 연계되지 못했기에 터미널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 시민들은 인덕원역, 평촌역, 평촌 농수산물 도매시장, 의왕시 내손지구 등 상권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서 터미널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양시는 2005년에 도시기본계획을 재수립하여 관양동 922번지를 안양시외버스 터미널 부지로 선정했다. 2008년 6월, 관양동 922번지 일대 4만1천㎡에 약 3000억 규모의 시외버스 터미널 건립계획을 수립, 6월9일 (주)경보와 함께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2008년 9월22일, 터미널 건립계획을 안양시 도시 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으나 터미널 부지의 적정규모 등을 이유로 반려됐다. 안양시는 2009년 2~4월경 수정된 시외버스 터미널 건립계획을 도시 계획위원회에 재심 요청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책위 소속 시민들은 전한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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