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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으로 한 판 놀았습니다

등록|2009.01.23 15:15 수정|2009.01.23 15:15
지난 19일 전북 방장산을 다녀 온 후 몸이 이상해지더니 어제부터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오늘이 장모님 생신이라 처가에 가기로 했지만 솔직히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분 거리에 있는 장모님을 찾아 뵙지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 가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번 방학은 낮은 조카들이 우리 집에, 밤은 우리 아이들이 할머니 댁에 갔습니다. 오늘 아침도 조카들이 오기로 했는데 아내가 그만 친정에 간다는 이유로 오지 말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우리 아이들만 제수씨와 함께 왔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내와 상의 끝에 조카들과 함께 처가에 가기로 했습니다. 조카들을 데리려 할머니 댁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이 벌써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차안에서 쿵쿵 거렸고, 조카들이 세찬 겨울 바람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조용히 사시는 장모님이 여섯 아이들을 갑자가 맞으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온 집을 다니면서 쿵쾅거리는 모습에 지치기도 하겠지만 오래만에 보는 아이들 재롱이 한 없이 즐거운 모양입니다.

자기들도 노는 일이 지쳤는지 오디오를 듣겠다고 했습니다. 장모님 연세쯤 되면 듣는 장르는 트롯입니다. 아이들이 트롯을 들어본 일이 없었지만 그 때부터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한창 춤판이 벌이지고 있는데 가장 신난 사람은 우리 집안 막둥이 김예설이었습니다. 어디세 배운 것도 아닌데, 춤품새가 트롯입니다.

▲ 우리 집 안 막둥이(예설)이가 트롯으로 한 판 놀고 있습니다. ⓒ 김동수


▲ 예설의 춤판은 우리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 김동수


일년을 함께 한 아내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일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자기 탯속으로 난 아이는 아니지만 키운 정이 참으로 큽니다. 저도 한 번씩 그런 느낌을 가질 때가 있지요. 우리 집안 모든 사람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예설이가 되었습니다.

▲ 아내가 예설의 춤판을 보고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모릅니다. ⓒ 김동수


우리 집 예쁜이 서헌이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지요. 예설이가 귀여움을 독차지한다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예쁜 모습으로 춤을 추려고 하지만 뻣뻣한 몸이 잘 될 리가 없지요. 하지만 아빠 사랑을 받으려는 서헌이 시샘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공부도 저런 열심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할 때가 있지만 예쁜 마음만 있어도 바랄 것은 없습니다.

▲ 우리 예쁜 딸 서헌의 춤판도 멋졌습니다. ⓒ 김동수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아이들과 함께 춤판을 벌이니 한결 나아졌습니다. 오늘 부른 트롯은 저도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장모님 생신 축하 한 번 크게 했습니다. 아이들 춤을 보면서 기뻐하시는 장모님을 보면서 잘 해드리지 못한 것 후회도 되었지만 손자들 춤판 만큼 큰 효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아이들 트롯 춤판 한 번 구경해보세요.

play

트롯으로 춤판을 벌이다.트롯을 들어면서 아이들이 한 판 놀았습니다. 한 판 노는 모습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예설이는 트롯을 들어면서 어떻게 춤을 추는지도 아는 모양입니다.트롯은 누구나 부를 수 있고, 즐기는 노래임을 알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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