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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밤과 눈이 하나 되어

새벽에 깨어나, 창 밖으로 나부끼는 눈을 바라보며

등록|2009.01.24 13:44 수정|2009.01.24 13:44
오른손이 왼손을 때리고
왼손이 오른손을 꾸짖고
멍 들어가는 가슴 같은
늦은 밤의 환청에 귀 기울이다
불을 켠 채 잠든 밤
밤이 나를 불렀다
밤 사이 내리는 눈이 나를 불렀다
밤이 오고 있었다
밤이 눈이 되어 오고 있었다
까만 밤이 하얀 눈이 되어 오고 있었다
눈 내리는 밤
눈이 뒤섞인 밤
밤이 뒤섞인 눈
밤과 눈이 하나가 되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횃불처럼 달려드는 하얀 눈보라
어둠속에서 나부끼는 눈의 입자들이
나의 환청놀이를 씻어주고 있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모래마을 주차장에 쌓인 눈 어둠과 흰 눈이 불빛에 섞여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 김선영



덧붙이는 글 김선영 기자는 서울예술대학에서 오규원 선생과 홍신선 선생에게 시창작을 배웠으며,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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