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 설연휴를 절에서 지낸 까닭은
"정국구상하면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읽기도"
▲ 설 연휴를 앞두고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설 당일인 26일과 다음 날인 27일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절에서 지냈다.
정치인들이 보통 자신의 지역구에서 명절을 보내는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그는 자신의 지역구(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군)대신 2월 정국 구상을 위해 절을 찾았다.
정 대표의 '설연휴 사찰행'을 권했다는 강기정 비서실장은 "이후 정국에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여유 있게 정국 구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실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묵은 사찰을 소개한 최재성 대변인은 "산 위에 암자가 얹혀져 있는 것 같은 절인데 외부에서는 눈에 잘 안 띈다"면서 "정 대표는 정국 구상 절반,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등의 책을 읽으면서 절반 정도의 시간을 보내셨다"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민주당도 서민들의 문제에 대해 가슴으로 받아들였다기보다는 기계적으로 대응한 게 아니냐는 말씀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후 정국운영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년간 싸워온 정당으로서, 'MB 악법'을 저지할 책임이 있으며 이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일 문제가 아니다"라는 기조를 정리했다고 한다.
절에서 내려온 뒤 첫 공식일정, '용산참사'조문
정 대표는 27일 오후 '용산참사'로 숨진 철거민들의 빈소가 있는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절에서 내려온 뒤 첫 공식행사였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조문을 왔다가 유족들의 거부로 돌아섰으나, 이날은 15분 정도 유족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1차 입법전쟁'을 이끌면서 '잠재적 대권주자'에서 '잠재적'이라는 말을 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월 임시국회와 4월 재보선에서 그가 어떻게 민주당을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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