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질, 여론에 달렸다고? '살인 법치' 부른 대통령부터 사과하라
[칼럼] 김병기 뉴스게릴라본부장
철거민 5명, 게다가 경찰 1명도 사망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용산 철거민 농성장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할 것을 승인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극이다. 김 내정자가 경찰특공대 투입 전에 농성자의 안전문제 등 '집회시위현장 법집행 매뉴얼'만 지켰어도 벌어지지 않았을 참극이다. 그 일차적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명료하지 않은가?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국민 여론을 들먹이며 김 내정자 유임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이는 설 이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아가면서 김 총장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말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오면서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그의 유임 여부를 여론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코미디다.
사이버 여론 진압에 나선 경찰
이같은 청와대 인사에 대한 무원칙과 몰상식은 또다른 촌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용산참사'의 책임론에 관한 여론을 경찰조직에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하자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경찰관은 게시판에 접속한 동료들이 즉석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5개 언론사의 여론조사 사이트를 링크해 놓았다"고 한다.
이에따라 "28일 오후 1시 현재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시민 위험해 공권력 투입'이라는 응답은 92%에 달한 반면 '과잉 진압'이라는 답은 7.98%에 그쳐 경찰의 '몰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중의 몽둥이로 돌변한 경찰이 철거민 폭력 진압도 모자라 대대적인 사이버 여론 진압에 나선 형국이다. 청와대는 여론을 보자하고, 경찰은 여론을 조작하고... 이 황당극을 어찌할 것인가.
청와대가 그토록 기다리는 검찰 수사는 또 어떠한가. 수사초기부터 철거민들의 불법 시위에 초점을 맞추더니,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인 이모씨를 체포한 뒤 배후설을 밝힌다면서 전철연의 계좌추적에 들어갔다.
이뿐인가. 화재원인조차도 단순 정황만을 근거로 철거민에게 떠밀고 있다. 반면, 과잉진압과 용역과의 '합동작전' 의혹 등에 대해서는 경찰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면죄부를 주고 있다.
검찰 수사, 그 결론은 자명하지 않은가. 또 경찰에 의해 조작된 여론이 사이버상에서 어느정도 힘을 받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간 아전인수식 여론청취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온 청와대가 우격다짐으로 김 내정자를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게다가 김 내정자의 경질 여부로 사회적 이슈가 옮겨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논란은 종적을 감췄다.
경찰의 살인진압과 검찰의 편파수사, 그리고 청와대의 묵인은 사실상 공포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이는 촛불 탄압 등 공권력의 과잉 때마다 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해온 '법치주의 수호'에 기인한 바 크다.
이명박식 '법치'는 정글의 법치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법치는 사실상 약자가 아닌 1%의 가진 자 편에 서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을 수호하기 위해 수단에 불과하다. 서민의 생존권보다 건설사의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이번 사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결국 용산 참사는 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 고문사건 이전으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이명박식 법치가 빚어낸 참극이다. 대통령에 대한 경찰청장 내정자의 과잉충성의 소산이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용산참사는 불보듯하다. 게다가 우익 논객들은 '좌파와의 전쟁' 운운하면서 생존권을 요구하는 철거민의 무고한 죽음조차 '좌빨의 음모'로 몰아붙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김석기 내정자의 경질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결론이 뻔한 시나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민간이 참여하는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그것이 분열의 정치를 종식하는 길이다. 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역주행을 멈추는 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국민 여론을 들먹이며 김 내정자 유임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이는 설 이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아가면서 김 총장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말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오면서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그의 유임 여부를 여론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코미디다.
사이버 여론 진압에 나선 경찰
▲ 2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찰특공대 조기 투입 승인 등 과잉진압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이같은 청와대 인사에 대한 무원칙과 몰상식은 또다른 촌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용산참사'의 책임론에 관한 여론을 경찰조직에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하자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경찰관은 게시판에 접속한 동료들이 즉석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5개 언론사의 여론조사 사이트를 링크해 놓았다"고 한다.
이에따라 "28일 오후 1시 현재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시민 위험해 공권력 투입'이라는 응답은 92%에 달한 반면 '과잉 진압'이라는 답은 7.98%에 그쳐 경찰의 '몰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중의 몽둥이로 돌변한 경찰이 철거민 폭력 진압도 모자라 대대적인 사이버 여론 진압에 나선 형국이다. 청와대는 여론을 보자하고, 경찰은 여론을 조작하고... 이 황당극을 어찌할 것인가.
청와대가 그토록 기다리는 검찰 수사는 또 어떠한가. 수사초기부터 철거민들의 불법 시위에 초점을 맞추더니,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인 이모씨를 체포한 뒤 배후설을 밝힌다면서 전철연의 계좌추적에 들어갔다.
이뿐인가. 화재원인조차도 단순 정황만을 근거로 철거민에게 떠밀고 있다. 반면, 과잉진압과 용역과의 '합동작전' 의혹 등에 대해서는 경찰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면죄부를 주고 있다.
검찰 수사, 그 결론은 자명하지 않은가. 또 경찰에 의해 조작된 여론이 사이버상에서 어느정도 힘을 받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간 아전인수식 여론청취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온 청와대가 우격다짐으로 김 내정자를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게다가 김 내정자의 경질 여부로 사회적 이슈가 옮겨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논란은 종적을 감췄다.
경찰의 살인진압과 검찰의 편파수사, 그리고 청와대의 묵인은 사실상 공포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이는 촛불 탄압 등 공권력의 과잉 때마다 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해온 '법치주의 수호'에 기인한 바 크다.
이명박식 '법치'는 정글의 법치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법치는 사실상 약자가 아닌 1%의 가진 자 편에 서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을 수호하기 위해 수단에 불과하다. 서민의 생존권보다 건설사의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이번 사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결국 용산 참사는 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 고문사건 이전으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이명박식 법치가 빚어낸 참극이다. 대통령에 대한 경찰청장 내정자의 과잉충성의 소산이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용산참사는 불보듯하다. 게다가 우익 논객들은 '좌파와의 전쟁' 운운하면서 생존권을 요구하는 철거민의 무고한 죽음조차 '좌빨의 음모'로 몰아붙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김석기 내정자의 경질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결론이 뻔한 시나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민간이 참여하는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그것이 분열의 정치를 종식하는 길이다. 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역주행을 멈추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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