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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이 족집게 문제집 초등학교에 배부해 '논란'

울산교육청, 문제집 풀이여부도 점검키로... 전교조 "반교육적 행위"

등록|2009.01.30 13:48 수정|2009.01.30 14:14

▲ 울산교육청 홈페이지. ⓒ 화면캡쳐



울산시교육청이 오는 3월 10일 치러질 전국단위 국가수준 진단평가 때 지역 초등학생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각 학교에 문제집을 배포하고 2월 개학과 함께 수업시간을 이용해 평가대비 학습을 실시할 것을 주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울산교육청은 각 초등학교에 "3월 10일 전국 진단평가 결과를 교감 인사에 반영하고 교육청이 배분한 문제집을 성실하게 풀이했는지 여부를 중학교 입학과 함께 중학교 교사들을 통해 점검하겠다"고 부장교사와 교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교조 울산본부가 "초등학생까지 점수따기 경쟁으로 내모는 반교육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울산지역 전 초등학교 교감과 6학년 부장교사를 소집해 시험결과를 교감 인사에 반영한다는 등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교육청, 초등학교에 OMR카드 리더기 보급

이날 회의에 직접 참석한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 정책실장은 "장학사들이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 결과를 초등학교별로 분석해 학교에 통지하며, 교육청이 배분한 문제집을 성실히 풀이했는지 여부를 중학교 입학과 함께 중학교 교사들을 통해 점검하겠다고 압박했다"며 "평가 결과의 전국 서열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요구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울산교육청 주관 일제고사를 지난해보다 1회 더 늘려 실시하는 것은 물론, 2억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최초로 전 초등학교에 OMR카드 리더기를 보급해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국가주관 일제고사와 관련해 서울과 강원지역 교사들이 파면·해임되는 등 교육계가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시험을 늘이고 OMR카드 리더기를 보급해 찍기식 문제풀이를 전면화하려 한다"며 "초등학교에 보급할 예정인 OMR 카드 리더기 예산을 부족한 교원을 늘리는 데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진아 지도 대책 수립을 목적으로 하는 진단평가의 목적 자체를 교육청 스스로 거스르는 행위임은 물론, 당장의 평가 결과에 집착해 초등학생에게조차 족집게식 문제풀이를 강요하겠다는 반교육적 행위"라며 "진단평가를 평가 목적에 맞게 하고, 학교에 대한 부당한 강요와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무조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보면 안 된다"며 "OMR 카드는 정확한 진단과 교사 업무경감은 물론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지 배부 등 이번 정책은) 이명박 정부도 그러하거니와 울산교육감의 학력향상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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