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지금, 우리 가족은 행복한가?

[서평] 아는 만큼 행복이 커지는 <가족의 심리학>

등록|2009.02.03 10:51 수정|2009.02.03 10:51

책표지다산초당 ⓒ 이명화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를 사랑한다.

모든 아이는 자기 부모를 사랑한다.
하지만, 모든 가족이 행복하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 행복한 가족을 꿈꾼다.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은 행복감보다 불행감으로 힘들어하며 살아갈까. 왜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면서 행복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의 흉터와 갈등으로 고민하고 불행해 하며 살아간다.

행복한 가족만들기, 부모에게도 기술이 필요하다

 <가족의 심리학>(토니 험프리스/다산초당)은 건강한 가족, 행복한 가족을 만들려면 부모에게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문제에 접근하고 풀어나간다.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책임진다는 의미를 지니며, 무엇보다도 가족의 행복을 짓는 건축가인 부모는 부모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토니 험프리스는 아는 만큼 행복이 커진다고 말한다. <가족의 심리학>은 성숙한 개인으로 거듭나고 건강한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다. 오늘날 가족이라는 개념은 다양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족은 전통적인 가족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 모두를 포함한다.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행복한 가족의 건축가, 부모’로 가족이 과연 무엇인지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2,3장에서는 고통스러운 가족의 전형적인 두 가지 유형과 문제 등에 대해, 4장에서는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만드는 핵심요소에 대해...마지막 11장에서는 가족의 건강도를 최종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 문제를 살펴본다.

이 책에서 건강한 가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조언은 지난 100년 동안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보편타당하고 깊은 신뢰감을 준다. 가족을 형성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수많은 연구와 경험에 따르면 아이들의 학습장애, 직무태만과 범죄행위, 그 밖의 위협적인 사회적 행동의 근원을 추적해 보면 그 아이가 나고 자란 가족이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면서 책임이 큰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부모가 있겠는가.

부모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의 발전을 가로막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많은 어른들과 부모들이 자아에 대한 인식이 튼튼하지 못하고, 그들도 어린 시절 부모에게 억눌린 경험을 많이 하였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신이 당한 대로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뒤틀린 가족관계가 운명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만약 자신이 그것을 인식하고 깨달았다면 더 이상 그런 경험을 누구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적 결단이 따라야 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버지 어머니가 심어주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시절의 상처만 생각하면서 자기 인생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정서적으로 자신을 반성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없다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불행의 굴레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부부관계는 물론이거니와 가족관계는 본인이 태어나고 자란 가족의 고통스런 패턴을 그대로 되풀이하거나 정반대로 치달을 것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가족, 공감관계

저자는 건강한 가족은 공감관계를 잘 유지하고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공감관계에서는 상대방을 특정한 행동이나 업적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 공감관계를 맺는 가족은 각자 독립적인 자아를 칭찬하고, 그것을 드러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지지하고 뒷받침해 준다.’는 것이다.

“공감관계를 형성하는 부모는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길 뿐 아니라 자신의 한계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저서를 바탕으로 부부관계와 가족관계를 맺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욕구에도 세심하게 반응한다.”

“공감관계를 맺는 가족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주 명랑하고 활기차다. 그런 가족에서는 실수나 실패를 더 높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누가 실수를 저질러도 꾸중, 질책 않고, 더 배우고 노력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건강한 가족과 건강한 개개인의 삶을 위해서 건강한 자아상을 확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한 인간의 자아에 대한 인식은 그 인간의 개체성과 독립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확립하기 위해 가족 울타리, 그리고 부모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란 사실이다.

하지만 건강한 가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부모가 모두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균형 잡힌 어른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혼이 무엇인지, 부모가 되고 한 가족을 책임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양육한다.

나는 어떤 부모,어떤 자녀였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의 나와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어린시절을 비롯해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또한 나의 부모의 교육방식과 태도, 언어유형, 행동패턴들에 대해, 그것이 긍정적 부정적으로 어떻게 내 정서와 자아형성에 영향을 미쳐왔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받은 어린시절의 영향이 나의 삶 뿐 아니라 나의 자녀들에게 어떻게 긍정적 부정적인 영향으로 흘러갔는지도 돌아보았다. 며칠 전에 아들딸과 함께 저녁식탁 앞에 마주앉아, 서로 바빠서 못 만난 사이 못 다한 많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새로운 소식과 정보도 듣고 하면서 문득 어린시절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딸은 어렸을 때 엄마인 나한테 얻어맞은 기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언제?! 그렇게 때렸어?! 내 자신도 몰랐던 사실을 아이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놀라웠고 또 마음이 아픈 동시에 미안했다.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나는 진심으로 딸에게 미안하다고, 엄마도 참 많이 부족하고 미숙했다고 말했다. 딸은 ‘뭘요, 그럴 수도 있지요.’ 하고 말했다.

그날 밤늦게 가만가만히 생각해보면서 왜 하필 딸은 안 좋은 것을 기억할까. 좋았던 시간도 많았는데‘하고 돌아보니 내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도 좋은 추억도 많지만 안 좋은 기억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딸과의 대화가 있은 뒤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그런지 나는 설렁설렁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나의 어린시절과 자녀들의 어린시절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내 불완전한 자아상 때문이든 혹은 미숙함과 부족함 때문이든 자녀들에게 잘 못했던 그때의 일들이 생각나는 순간순간마다 회개하는 심정으로 행여 아이들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치유해 달라고 기도했다.

행복한 가족을 꿈꾸는 당신에게

부모에게도 정말 기술이 필요하다. 건강한 가족, 건강한 부부와 부모와 자녀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부모에게도 기술이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다 키우고 난 뒤 늦게서야 자신의 과오를 깨닫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받은 상처가 나 한 사람에게서 끝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내 자녀에게,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게  되물림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모든 사람이 행복한 가족을 꿈꾼다.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를 사랑하고, 모든 아이는 자기 부모를 사랑한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다. 왜 그럴까?! 행복한 가족을 꿈꾸는 당신, 우리 가족은 행복한가, 고민하는 당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자녀가 있다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는 만큼 행복이 커지는 <가족의 심리학>은 유익하고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원칙>

1. 부모는 자신이 나고 자란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
2. 부모는 자신만의 정체성이 뚜렷해야 한다.
3. 부모는 다른 이의 의견이나 인식에 흔들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어야 한다.
4. 부부는 서로에게 조건없는 사랑과 지지, 배려,존중을 베풀 뿐 아니라, 온당하고 평등한 친구같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5.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는 서로 공감하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6. 부모는 아이의 고유한 특성을 있는 그대로 꼼꼼히 배려해야 한다.
7. 난관과 갈등은 언제나 가족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덧붙이는 글 지은이: 토니 험프리스
임상심리학자로, 한 가족의 가장으로, 가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해 동안 연구했다. 가족이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서로의 사랑을 너무나 당연시하는 데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진정으로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연인처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여러 가족을 상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의 조건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가족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여러 권의 저서는 23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이 행복한 가족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서로 <가족, 사랑하거나 떠나거나>, <부정적인 생각의 힘>, <당신은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등이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