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인터넷 불통, 배상은 신청자에게만
소비자 잘못이 아니면 모든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1. 불통된 인터넷과 전화, 사흘간 골탕
지난 2월 1일(일요일) 오후 4시,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에 전화하니 다음날 오전에 방문하겠단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주고받을 일이 많다고 이야기했지만, 서비스 기사의 근무일인 월요일에 방문할 수밖에 없단다. 인터넷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그냥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인 2일 오전 10시 인터넷 서비스업체에서 다녀갔다. 고장 원인은 지하의 장비 문제였다. 가입자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이틀간의 불편함은 우리 집의 몫이었다. 회사에서는 불편을 주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이었다.
더 큰 불편이 그날 오후에 발생했다. 이번에는 전화가 문제였다. 역시 이유 없이 불통이었다. 오후 6시 30분. 전화 가입업체에 전화하니 다음날 방문하겠단다. 전화는 인터넷보다 더 문제였다. 우리 집으로 전화를 거는 상대방에게는 정상적인 신호가 가고, 집에서는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잠시 해외에 나간 가족이나 친척들이 전화를 한다면 큰 걱정을 할 게 뻔했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에 대해서 '고장 중'이라는 안내라도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가족과 친척들이 걱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사실이 되었다. 여러 번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들 이모가 휴대전화로 전화를 했다. 주말 부부인 내가 출장 때문에 집에 있었기 망정이지, 휴대전화도 없는 고등학생 아들만 집에 있었더라면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것을 걱정하며 두 시간을 달려 집에까지 갔어야 했을 일이다. 화요일 오후. 서비스센터 기사의 방문으로 전화도 복구가 되었다. 전화의 고장 원인 역시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집 밖의 문제였다. 인터넷의 경우 장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고, 전화는 다른 층에서 회선이 빠져 있었단다.
#2. 불통된 인터넷과 전화, 어떻게 보상 받나?
공교롭다는 표현을 써야 할까? 같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인터넷과 전화가 사흘 동안 속을 썩였다. 두 가지의 경우 모두 공급업체인 SK브로드밴드에서는 회사에서 보내는 신호가 아파트까지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는 두 경우 모두 장비 고장과 회선 누락 등 집안의 문제가 아닌 집 밖에서 생긴 문제였다. 어떻든 소비자는 회사의 조치가 있을 때까지 불편을 인내하며 기다려야만 했다. 서비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도, 단지 참아야만 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그 불편은 오직 소비자 몫이었다.
두 가지 장애가 모두 원상 복구된 후, 고객센터로 각각 이틀 동안 사용하지 못한 인터넷과 전화에 대한 회사 측 배상이 있는지 문의했다. SK브로드밴드는 고객의 잘못이 아닌 장애가 3시간 이상 계속되거나 월 누적 장애 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한 경우 고객의 손해에 배상하는 '장애보상감면' 제도가 있었다.
배상액은 최근 3개월분 요금의 1일평균금액을 24로 나눈 시간당 평균액에 이용하지 못한 시간 수를 곱하여 산출한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우리 집 인터넷과 전화 불통의 경우 각각 18시간 동안 장애가 발생했고, 회사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감면 예상 금액은 3498원이었다.
한편 장애 배상 처리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장애 처리의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장애요금감면'은 장애가 발생한 고객에게 자동으로 감면처리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장애 복구 후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만 감면해주는 것이다.
속 터지는 인터넷과 전화 불통에 대해 작은 배상을 해주는 '장애요금감면' 제도조차 장애가 발생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고객에게만 배상을 해주는 것이다. 그 제도를 모르는 소비자는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하지 못한 기간의 요금까지 내는 이중의 피해를 보는 셈이다.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자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 김주현 기술상담팀장은 "요구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요금을 감면해주는 장애요금감면 제도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장애가 발생한 모든 고객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IT강국인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도가 고객을 받드는 선진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는지 지켜볼 일이다.
▲ SK브로드밴드 홈페이지고객센터 홈페이지에는 '365일 고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구가 선명하다. ⓒ 구동관
지난 2월 1일(일요일) 오후 4시,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에 전화하니 다음날 오전에 방문하겠단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주고받을 일이 많다고 이야기했지만, 서비스 기사의 근무일인 월요일에 방문할 수밖에 없단다. 인터넷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그냥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불편이 그날 오후에 발생했다. 이번에는 전화가 문제였다. 역시 이유 없이 불통이었다. 오후 6시 30분. 전화 가입업체에 전화하니 다음날 방문하겠단다. 전화는 인터넷보다 더 문제였다. 우리 집으로 전화를 거는 상대방에게는 정상적인 신호가 가고, 집에서는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잠시 해외에 나간 가족이나 친척들이 전화를 한다면 큰 걱정을 할 게 뻔했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에 대해서 '고장 중'이라는 안내라도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가족과 친척들이 걱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사실이 되었다. 여러 번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들 이모가 휴대전화로 전화를 했다. 주말 부부인 내가 출장 때문에 집에 있었기 망정이지, 휴대전화도 없는 고등학생 아들만 집에 있었더라면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것을 걱정하며 두 시간을 달려 집에까지 갔어야 했을 일이다. 화요일 오후. 서비스센터 기사의 방문으로 전화도 복구가 되었다. 전화의 고장 원인 역시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집 밖의 문제였다. 인터넷의 경우 장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고, 전화는 다른 층에서 회선이 빠져 있었단다.
#2. 불통된 인터넷과 전화, 어떻게 보상 받나?
▲ 약관에 있는 손해배상 내용.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약관에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 구동관
공교롭다는 표현을 써야 할까? 같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인터넷과 전화가 사흘 동안 속을 썩였다. 두 가지의 경우 모두 공급업체인 SK브로드밴드에서는 회사에서 보내는 신호가 아파트까지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는 두 경우 모두 장비 고장과 회선 누락 등 집안의 문제가 아닌 집 밖에서 생긴 문제였다. 어떻든 소비자는 회사의 조치가 있을 때까지 불편을 인내하며 기다려야만 했다. 서비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도, 단지 참아야만 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그 불편은 오직 소비자 몫이었다.
두 가지 장애가 모두 원상 복구된 후, 고객센터로 각각 이틀 동안 사용하지 못한 인터넷과 전화에 대한 회사 측 배상이 있는지 문의했다. SK브로드밴드는 고객의 잘못이 아닌 장애가 3시간 이상 계속되거나 월 누적 장애 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한 경우 고객의 손해에 배상하는 '장애보상감면' 제도가 있었다.
배상액은 최근 3개월분 요금의 1일평균금액을 24로 나눈 시간당 평균액에 이용하지 못한 시간 수를 곱하여 산출한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우리 집 인터넷과 전화 불통의 경우 각각 18시간 동안 장애가 발생했고, 회사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감면 예상 금액은 3498원이었다.
한편 장애 배상 처리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장애 처리의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장애요금감면'은 장애가 발생한 고객에게 자동으로 감면처리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장애 복구 후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만 감면해주는 것이다.
속 터지는 인터넷과 전화 불통에 대해 작은 배상을 해주는 '장애요금감면' 제도조차 장애가 발생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고객에게만 배상을 해주는 것이다. 그 제도를 모르는 소비자는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하지 못한 기간의 요금까지 내는 이중의 피해를 보는 셈이다.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자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 김주현 기술상담팀장은 "요구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요금을 감면해주는 장애요금감면 제도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장애가 발생한 모든 고객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IT강국인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도가 고객을 받드는 선진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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