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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물류단지 조성, 총선용 이벤트였나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유치 약속 지켜야

등록|2009.02.09 09:39 수정|2009.02.09 16:46
지난해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석패한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이 됐다. 그는 총선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5억 달러(5000억 원)를 투입, 400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당시 윤 후보는 2008년 3월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 최대의 물류시설 개발 및 운영업체인 미국 프로로지스사의 물류센터를 충주로 유치했다"면서 "이번 유치는 충주시 개청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물류자본 유치"라고 밝혔다.

또한 "프로로지스사는 물류센터 (충주) 예정지에 대한 현지 답사를 마무리하고 (프로로지스사의) 본사 회장의 최종 결심까지 받아냈고, 프로로지스사의 투자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 원에 이르며, 물류기지가 건설되면 40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물류단지가 조성되면 "운수, 포장, 조립, 가공 등 연쇄 효과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르게 되고, 향후 충주에는 세계적인 물류기업의 투자가 물꼬를 틀 것"이라면서 "(물류단지 조성으로 인해) 충주가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충주의 산업지도를 새로 그리겠다"고 윤 후보는 충주시민을 향해 호언(豪言)했다.

4.9 총선이 끝난 뒤 충주시가 발행하는 월간예성(2008.4.25일자)에서 "프로로지스사는 올해(2008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충주지역 66만1000여㎡(20만평) 규모의 용지에 5억 달러를 투입, 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김호복 충주시장도 2008년 4월28일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에서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에 관한 '시정 질문'에 대해 "분명히 이 프로로지스사 유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이었다"면서 "(2008년3월)14일인가 우리 시에 프로로지스사 한국지사장과 해당 실무자 다섯 명이 와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었다. (프로로지스사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확실히 제 눈으로 우리 지역에 물류시설을 해야 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제가 확인을 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윤 후보가 2008년 3월17일 "미국 프로로지스사의 물류센터를 충주로 유치했다"는 말과 "프로로지스사는 올해(2008년)부터 5억 달러를 투입, 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는 4월25일자 충주시 발행 월간예성 보도 내용과 "(프로로지스사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확실히 제 눈으로 우리 지역에 물류시설을 해야 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제가 확인을 했다"는 4월28일 충주시의회에서의 김 시장 답변은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시장 답변처럼 '확실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확보에 대한 계획은 지난해 2008년 말까지 전혀 없었다. 결국 2008년부터 물류센터를 조성하겠다는 발표는 거짓이 됐다.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를 유치했다는 말도 거짓이 됐다.

프로로지스사 충주 물류단지 조성 계획은 거짓

7개월 뒤인 11월18일 열린 충주시의회에서 충주시 경제건설국장이 "꼭 프로로지스사만 들어와야 된다. 이런 조건으로 물류단지를 만들어 놓는 건 아니다"고 한 답변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2008년 11월18일 열린 제132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시정에 관한 질문'에서 김종하 의원은 "만약 거기(프로로지스사)가 (물류단지 조성을) 안 하더라도 우리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충주시 경제건설국장은 "물류단지라는 것이 꼭 프로로지스사만 와야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국내업체도 있고 다른 것도 있으니까 꼭 프로로지스사만 들어와야 된다. 이런 조건으로 물류단지를 만들어 놓는 건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의원이 "그러면 구체적인 계획을 지금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충주시 경제건설국장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얘기할 단계가 못 된다"고 말했다.

참으로 황당한 답변이다. 2008년부터 물류센터 조성을 시작한다 해놓고 해가 다 가도록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얘기할 단계가 못 된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소린가? 더구나 7개월 전인 4월28일 김 시장이 "입지선정에서부터 투자계획서까지 아주 치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놓고 말이다. 

2008년 4월28일 김호복 시장은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과 관련해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시정에 관한 질문' 답변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시장은 "이 사업(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조금은 더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하여튼 이런 입지선정에서부터 투자계획서 조율의 문제 이런 것까지 실무적으로 아주 치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4월에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과 관련해 "입지선정에서부터 투자계획서 조율의 문제 이런 것까지 실무적으로 아주 치밀하게 접근하고 있다" 해놓고 7개월 뒤인 11월에 와서 "물류단지라는 것이 꼭 프로로지스사만 와야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꼭 프로로지스사만 들어와야 된다. 이런 조건으로 물류단지를 만들어 놓는 건 아니다"고 변명했다.  
더구나 "구체적인 계획을 지금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얘기할 단계가 못 된다"는 말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7개월이 지났는데 말이다.

윤진식 경제수석, 충주시민에 대한 약속 지켜야

결국 당시 윤 후보의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를 유치했다'는 말이나 프로로지스사가 충주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김 시장의 말이나 '2008년부터 물류센터를 조성하겠다'는 월간예성의 발표 모두 충주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셈이다.

그렇다면 우롱당하고 기만당한 체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이제부터야말로 시작이다. 그 열쇠는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있다. 이는 충주시가 시작한 일이 아니다. 윤 수석이 시작한 일이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분명 지난해 4.9 총선 당시 "프로로지스사의 물류센터를 충주로 유치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현재 윤 수석이 자연인으로 한 개인이라면 그에게 이를 지키라고 요구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그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와 세계경제 전반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처방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 있다. 그 자리에 있는 동안 당연히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야 한다. 또한 충주시민에게 호언한 프로로지스사 충주물류단지 유치 약속도 지켜야 한다.

하여 윤 수석이 지난해 4.9 총선 시 충주시민을 향해  "충주시 개청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물류자본 유치" "투자액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원, 4000여명의 신규 고용창출" "부가가치 창출액 천문학적 수준" "충주의 산업지도를 새로 그리겠다"라는 호언을 실천해야 한다.
그 실천이야말로 당시 프로로지스사의 충주물류단지 조성이 '총선용 이벤트' '관권선거용'이라는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나우리신문(충북 주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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