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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담장에 고향이 들어있다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달라진 담장

등록|2009.02.12 09:37 수정|2009.02.12 09:37

▲ 조달청 간판이 서 있는 뒤로 고향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벽화가 보인다. ⓒ 한미숙


보고만 있어도 고향냄새가 물씬 풍긴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다정하고 따뜻한 고향. 어릴 적,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만 해도 서울변두리 지역에서도 흔히 보던 풍경을 다시 만났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은 대전광역시에서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공동체복원을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다. 이 사업으로 선정된 마을은 동네에 꽃동산을 만들거나 쉼터를 조성하고 벽화 등을 꾸몄다.

▲ 흐르는 냇물에 빨래하던 아낙들과 소를 몰고 나무짐을 진 필부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 한미숙


▲ 소가 있던 자리에 농기계가 있는 요즘, 소의 모습이 새롭습니다. ⓒ 한미숙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 한미숙


▲ 봄이 오면 나물캐기는 빠질 수 없었던 일상이었죠. ⓒ 한미숙


▲ 여름이면 특별히 즐거웠던 물고기 잡이. 그 동심으로 풍덩! ⓒ 한미숙


▲ 원두막,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넉넉합니다. ⓒ 한미숙


▲ 새참들고 가는 아낙 옆으로 어린아이는 무엇을 들고 가고 있을까요? 혹시 막걸리?! ⓒ 한미숙


▲ 물래방아 도는 마을. ⓒ 한미숙


▲ 밥 짓는 냄새가 고소합니다. 닭들이 한가롭게 모이를 쪼고 있네요. 이렇게 행복한 닭들, 요즘 드물어요. ⓒ 한미숙


▲ 집과 집사이에 있는 빨랫줄. 혹시 두 집의 빨래가 섞이지 않을까요? 섞이면 또 어때요, 그땐 섞여서 서로 웃기도 했었답니다. ⓒ 한미숙


대전광역시 서구 도마동 조달청이 있는 길과 이어진 복음맨션아파트 담장에는 시골 고향의 풍경이 스며들었다. 햇살이 퍼지는 마당에서 한가롭게 모이를 쪼는 닭들이 있는가하면, 초가지붕 위에 박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함께 가꾸는 살기 좋은 우리 마을'엔 봄이 성큼 다가왔다.

담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누구라도 이 길을 걸어간다면, 아무리 화낼 일이 있어도 잠시 마음을 누그러뜨릴 것이다. 동네에서 어린아이가 울어도 무엇 때문에 우는지, 달래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던 시절. 그 공동체 마음들을 다시 되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일상풍경이었던 옛날 모습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만큼 세상이 많이 각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전시는 2009년에도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란다. 마을마다 잘 어울리는 친근한 벽화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밝고 환해졌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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