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행정개편 경기도내 단 1곳만 가능하다

경기개발연, 통합 갈등 확대… 정치권 구상 탁상공론적 성격 비판

등록|2009.02.12 09:53 수정|2009.02.12 09:53

▲ 경기개발연구원 홈페이지 ⓒ 최병렬


정부.정치권에서 논의중인 광역통합시 행정체제 개편안이 진행될 경우 경기도의 10개 통합시 대상중에서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의정부와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을 포함하는 의정부지역 1곳에 불과하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정치권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의 경기도 적용가능성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치권이 구상하는 10개 통합시 계획안을 바탕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정부 지역에 속하는 5개 시.군에서만 모두 찬성 비율이 반대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내 해당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통합의 조건이 되는 '통합시명' '통합시청사 위치'를 조사한 결과 과반수 주민 찬성을 만족시키는 지역은 하나도 없었으며 향후 그 가능성이 엿보이는 지역도 의정부지역 한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 1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하여 경기도 내 31개 시·군과 인천시 강화군(강화군은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와 함께 통합시에 포함됨)의 성인 도민을 대상으로 1만표본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 현재의 경기도 행정구역 ⓒ 최병렬

정치권의 행정체제 개편안 존재 인지도는 40.3%, 통합시 개편을 가정하고 새로운 통합시 이름이 거주하는 시·군의 이름이 아닌 다른 시·군 이름, 혹은 제3의 이름으로 결정된다면 용인할 수 있는지를 묻는 설문에서 용인할 수 있다는 응답은 45.4%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어지는 설문에서 통합시청사의 위치가 옆 도시에 설치되는 문제에 관해 '용인할 수 있다' 찬성비율이 22.3%로 급감하고 '용인할 수 없다' 반대비율이 59.9%로 늘어나 시.군 통합이 초래할 수 있는 '실질적 생활불편'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경기도 내 예상 통합시 지역 10군데 중 과반수 찬성을 보이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으며 그나마 향후 여론 환기 등을 통한 과반수 찬성의 가능성을 지닌 지역도 의정부,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을 포함하는 의정부 지역 단 한 곳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한 안병도 연구위원은 "다른 9개 가상통합시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반대가 찬성보다 높아 통합 추진시 갈등이 예상되는 반면 의정부 지역에 속하는 의정부,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에서만 찬성이 39~49%로 나타나 통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광역시 명칭에 대한 가상 통합시 지역주민 태도 ⓒ 자료


▲ 광역시 청사 위치에 대한 가상 통합시 지역주민 태도 ⓒ 자료


안병도 연구위원은 "지방행정체제의 구체적 내용과 여건이 알려지지 않은 현 상태에서 '행정체계 축소와 비용절감'의 명분을 내세워 찬반을 묻게 되면 찬성이 압도적인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한 후 "시 통합의 구체적 조건이 되는 문제들, 조건의 고려를 거치면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연구 동기를 밝혔다.

또 "향후 구체적으로 잠재된 지역별 이해관계 쟁점들이 드러날 경우 불일치로 인한 '통합 갈등'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며 "정치권 구상이 행정체제 개편과정의 현실적 장애와 천문학적 비용을 무시한 탁상공론적 성격을 지녔음을 시사해 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그동안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전국단위의 찬반조사에서 개편찬성 의견 비율이 항상 과반수 이상으로, 반대 의견비율을 압도한 연구결과와 배치된다는 점에서 향후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작성기관이 그동안 행정체제 개편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던 경기도의 산하기관인 경기개발원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대한 의구심과 반신반의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한편 경기개발연구원 이번 조사는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이 발의한 개편안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권경석안에서 가상적으로 제시된 경기도 31개 시·군의 통합안은 ▲수원지역(수원, 오산, 화성) ▲안양지역(안양, 과천, 의왕, 군포) ▲성남지역(성남, 하남, 광주) ▲의정부지역(의정부,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 ▲고양지역(고양, 파주, 김포, 강화) ▲부천지역(부천, 광명) ▲안산지역(안산, 시흥) ▲용인지역(용인, 평택, 안성) ▲구리지역(남양주, 구리) ▲이천지역(이천, 여주, 양평, 가평)의 10군데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