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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시의원 '김귀환' 배출한 한나라, 후보 내지 말아야"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 기자회견 통해 시민후보 추대 예고

등록|2009.02.12 17:26 수정|2009.02.12 19:13

▲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가 비리로 실형을 선고 받은 김귀환 전 시의원 소환을 요구하는 서명을 진행했다. ⓒ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


지난 1월 15일, 서울고법 형사2부는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기 위해 동료 의원들에게 뇌물을 살포한 김귀환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함으로써 김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에 앞서 광진구의 2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으로 구성된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공동본부장 박요한, 장이환, 조상훈 이하 추진본부)'는 김 전 의원이 구속 수감됐을 당시, 서울시 최초로 주민소환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김 전 의원은 지역사회의 거센 저항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추진본부 측은 12일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은 후보를 낼 자격이 없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진행되었다.

추진본부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직선거로 당선된 의원들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오는 4월 29일 보궐선거와 관련하여 두 가지 입장을 발표했다.

첫째, "주민소환추진본부는 주민소환추진운동의 정신과 성과를 계승할 후보를 발굴해 보궐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이번 4월 보궐선거에 진정 주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가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것이 주민들에 대한 약속이고 책임이라고 밝혔다.

둘째, "주민소환운동의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은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 또는 지지하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뇌물사건은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킨 대형 '뇌물스캔들'로 한나라당이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추진본부 측의 입장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사회적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추진본부의 입장이다.

추진본부 측은 이러한 근거로 한나라당은 '공직후보자추천규정' 제41조 '재보궐선거에 대한 특례'를 제시하며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천비리, 뇌물 등 부정부패 관련 법위반 행위에 대한 형 확정으로 인하여 재∙보궐 선거가 있는 경우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선거의 후보추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비리 연루로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킨다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임을 강조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패의원 양산당'이라는 한나라당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는 것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나라당 후보 내면 낙선운동 벌이겠다" .

▲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가 12일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광진주민소환추진본부



다음은 김승호 전 광진주민소환본부 집행위원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유는.

"작년 김귀환 전 서울시의원이 사퇴했을 당시(11월), 공식적으로 추진본부를 해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올 4월에 있을 보궐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발표를 했었거든요. 그러는 과정에 최근 한나라당이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이야기들이 솔솔 나왔습니다. 이번 보궐선거가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출신 의원의 비리로 치러지게 되는 터에 후보를 또 공천한다는 것은 광진구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한나라당 내부 규정에도 후보추천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마당에 민의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오늘 기자회견은 한나라당이 꼭 약속을 지키라는 뜻에서 진행한 것입니다."

- 성명서를 보면 이번 보궐선거에 추진본부 측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독자후보도 생각하시는 거죠?
"사실 김귀환 전 의원이 사퇴하면서부터 주민소환운동의 정신을 잘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찾아 왔었습니다. 주민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적절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가 최근 물망에 오른 후보와 논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는데 조만간 결정을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추진본부에 참여했던 분들과 함께 공동추대해서 독자후보를 낼 생각입니다. 지역사회에 여러 활동을 해 오신 분이라서 믿을 수 있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 한나라당이 공천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후보를 공천한다면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겁니다. 현재 서울시의원이 대부분 한나라당 출신이라서 무리하게 주민들의 의사를 거역하고 후보 공천을 밀어붙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만, 워낙 한나라당 내부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만약 한나라당이 후보를 낸다면 어떻게 대응을 하실 생각이신지.
"민의를 저버리고 한나라당이 후보를 공천한다면 저희는 낙선운동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한나라당이 무리하게 후보를 공천한다면 주민들의 거센 저항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추진본부에서 후보를 낸다면 주민소환에 참여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널리 홍보하고 자원봉사자도 모을 생각입니다. 공동으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약도 개발할 것이고요. 또 한편, 최근 광진구의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협의체가 준비 중에 있는데요, 이번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의정참여단 등을 만들어서 더 넓은 차원에서 광진구의 다양한 지역 이슈에 대응해나갈 방침입니다. 다음 주에 첫 모임이 있습니다. 이 협의체를 잘 꾸리고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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