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시민사회단체활동가 여러분, 쌀밥 먹고 힘내세요"

[화제] NGO 활동가들에게 쌀 나누는 NGO "MB정부때문에 힘들어도..."

등록|2009.02.13 17:21 수정|2009.02.13 17:26

▲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분야를 넘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쌀을 나누고 있어 화제다. 사진은 13일 쌀 나누기 행사에 참가한 서정훈 광주시민협 사무처장, 장화동 6.15공동실천위 집행위원장, 행법 스님, 법일 스님(왼쪽부터). ⓒ 이주빈


자신들도 살림이 뻔한 한 NGO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쌀을 나눠주는 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 스님)는 13일 오후 2시 광주 산수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제2회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약 30여개 사찰 및 개인으로부터 기부받은 쌀 1120kg을 광주전남지역 27개 단체 상근활동가에게 약 40kg씩 나눠줄 예정이다.

작년 4월 19일 출범한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주로 생태교육을 실시하며 생명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년에 두차례 쌀 나누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작년 9월엔 약 1000kg의 쌀을 기증받아 24개 단체 활동가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쌀을 전달해줄 단체활동가에 대한 선정은 장화동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 광주전남본부 집행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결정했다. 가장 색깔있는 단체의 중견활동가가 지역의 여성·아동·장애인·인권·환경·문화 등을 분야를 아우르는 통크고 아름다운 추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번에 쌀을 전달받게 되는 시민사회단체활동가는 문갑태 여수환경운동연합 간사, 김주미 놀이패 신명 기획팀장, 이주성 광주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장, 백희정 광주여성민우회 사무국장, 이신 통일사회연구회 회장 등을 비롯 지역․부문을 망라해 27명에 이른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법일 스님은 “여러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은 결과가 쌀로 모였다”며 “갈수록 시민사회운동가의 길을 가는 것이 힘들겠지만 이 쌀이 여러사람의 격려가 돼서 의지를 다시 다지는 귀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행법(선덕사 주지) 스님도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며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처럼 콩 반쪽이라도 나누고 살았던 가난했지만 아름다웠던 마음이 우리가 상속해야할 마음의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활동가를 추천한 장화동 집행위원장은 “돈 많은 이들이 많은 쌀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쌀을 모으고, 또 이를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대표님이 직접 단체를 방문해서 전달하는 의미있는 행사”라며 “이는 한 단체가 다른 단체활동가를 돕는 게 아니라 단체 간의 교류와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서정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도 “NGO가 NGO를 쌀로 격려하고 후원하는 생소하지만 아름다운 나눔의 모델”이라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서로 관심을 모을 수 있게 쌀을 나누는 곳은 광주밖에 없다는 아름다운 힘을 얻어가게 돼 반갑다”고 기뻐했다.

▲ 이대종 생명나눔 차장이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대표인 법일 스님으로부터 쌀을 전달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 이주빈


이번에 쌀을 받게 된 이대종 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지역본부 차장은 “같은 NGO단체로부터 받은 쌀이라 더 소중한 귀한 쌀”이라며 “고마움이 너무 크고 더욱 열심히 활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시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쌀 나누기 운동의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탄압이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활동가들이 우리가 나눠주는 쌀의 양보다 몇 배 큰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줘서 기쁘고, 활동가들이 힘을 잃지 말고 우리사회를 더욱 좋은 사회로 만들어 주는데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 NGO의 쌀 나눔 행사가 이명박 정부로부터 불편한 제동을 계속 받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