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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결성하자 간부들 해고?

민주노총일반노조, 하이트맥주 운송 오륙운수 2명 해고 통지에 반발

등록|2009.02.13 20:45 수정|2009.02.13 21:20

▲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하이트맥주운송오륙건우지회와 전국운수산업노조 화물연대 경남지부 조합원들은 13일 오후 경남 마산 구암동 소재 화이트맥주 공장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부당노동행위 규탄 및 노동조합 결성대회'를 열었다. ⓒ 이성희


하이트맥주에서 운송을 맡았던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하이트맥주운송오륙건우지회와 전국운수산업노조 화물연대 경남지부 조합원들은 13일 오후 경남 마산 구암동 소재 하이트맥주 공장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부당노동행위 규탄 및 노동조합 결성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재명 민주노총일반노조 위원장과 이기준 전국운수산업노조 경남지부장 등이 연설을 통해 하이트맥주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하이트맥주에는 운송을 맡은 3개 하청업체가 있는데, 이 중 2개 업체(오륙운수·건우기업) 소속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지난해 12월 민주노총일반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지난 1월 30일 노조 지회 총회를 거쳐, 이날 노조 결성대회를 연 것.

오륙운수는 지난 2월 1일 진선재 쟁의부장한테 ‘해고통지문’, 구영준 지회장한테 ‘해고요청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노동조합 결성 사실이 알려진 뒤, 해고시킨 것이라 보고 있다.

노조 지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하이트맥주의 경영이념에 맞게, 국내 제일의 맥주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하이트 맥주를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면서 “지난 76년의 하이트 자본의 역사에서 노동자들의 피와 땀, 노동자 서민들의 사랑 없이 오늘의 하이트맥주는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 지회는 “그럼에도 하이트맥주의 대성공은 목숨을 걸고 불철주야 전국 팔도를 달려온 운송 노동자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이다”며 “하이트맥주 자본은 지난해 12월 하이트 맥주를 운송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일방적으로 계약해지해서 길거리로 내쫓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회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노후 차량이 아직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가 하면 운송의 책임이 전적으로 오륙운수에 있음에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였다”며 “하이트맥주 자본의 하청업체인 오륙운수 노동자들은 참다 참다 못해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노조 지회는 “21세기에 아직도 노동조합에 가입한다고 해고시키는 이런 비정상적인 기업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오륙운수가 헌법 33조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침해하는가하면 노동 관련법을 위반한 불법이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하이트맥주는 ‘fun경영이 뻥 경영’이 안 되게 진정으로 노동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계약해지 노동자들을 정상화시키고, 하청업체 관리를 상식에 맞게 운영하라”면서 “하이트맥주 하청 운송업체 오륙운수는 불법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교섭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지회는 오는 16일 오전 8시까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륙운수 이사는 “회사 사정이 요즘 좋지 않아서 차량을 매각했고, 훨씬 이전에 차량 매각을 처리하려고 했는데 며칠 늦어졌다”면서 “노동조합이 결성된 사실을 몰랐고, 공교롭게 그렇게 됐지만 노조 결성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무사와 자문을 구하고 있는데, 회사가 법을 어겨가면서 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일로 사장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는데, 다음 주 중에 다시 협상해서 좋게 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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