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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표 샌드위치'를 소개합니다

부자(父子)의 어떤 의지

등록|2009.02.16 11:42 수정|2009.02.16 11:42

샌드위치에들어갈 재료를 만들었습니다 ⓒ 홍경석


식빵에속 재료를 넣고 화룡점정으로 토마토케첩을 뿌립니다 ⓒ 홍경석


완성된 샌드위치를알미늄 호일에 싸서 아들이 학교에 가지고 갔습니다 ⓒ 홍경석



조만간 개강을 하면 대학교 4학년 졸업반으로 올라서는 아들입니다.
대학의 졸업과 동시에 취업까지 하고자 노력하는
아들의 노력은 이미 고군분투의 영역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지금이 겨울방학 중임에도 만날 밤 11시까지 공부를 하고 귀가하지요.
아울러 토익 시험에도 끊임없이 응시하면서 다만 1점이라도
더 올려 보려는 의지는 비단 제 아들이 아닐지라도 참 가상해 보입니다!

작년 여름방학 때는 힘든 알바를 하여 스스로 등록금도
해결하였는데 올해는 경기가 사상최악이고 보니 알바를 못 했습니다.
하여 아들도 궁핍하기는 이 시대 젊은이들처럼 똑같이 참 어려워졌지요!

매일 경제뉴스를 보지만 우울하고 어두운 뉴스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실업자가 늘어나 올해 말 실업인구가 2억 3천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세계 경제위기는 긴장과 사회 불안,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심지어는 안보 위기로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경고한 바 있습니다.

10여 년 전에 우리 모두가 당한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뉘앙스부터 ‘징그러운’ 곳이 바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여기 역시도 올해의 세계 경제성장률이 대공황
이래 최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하니 계절은 봄이 오는 길목에 있거늘 느끼는 체감 경기의
온도는 엄동설한에 다름 아닌 것이 바로 작금의 경제현실이지 싶네요.

하여간 경제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고 보니 아들은
외식비라도 줄여야겠다며 홈 메이드 샌드위치를 주문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더불어 나름대로의
노하우까지를 접목하여 어젠 ‘아빠표 샌드위치’를 만들었지요.

그렇다고 하여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샌드위치의 어떤 정석대로 우선 식빵을 슈퍼에서 사다가 식탁에 펼쳤습니다.

이어 캔 참치의 살을 으깨고 여기에 토마토케첩과 베이컨,
그리고 달걀프라이 외에 오이피클과 브로콜리, 버터 등으로 맛난 속을 만들어 넣었지요.
그러자 아들은 사 먹는 것보다 낫다며 이젠 매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샌드위치의 유래를 보면 재밌는 구석이 보입니다.
18세기 초반에 영국 정치가 존 몬택 샌드위치 4세는
그날도 친구들과 한참 카드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답니다.

카드놀이를 무척 좋아했던 그는 가끔 식사시간을 넘기곤 했는데
그 날도 몇 번이나 하인이 모시러 온 후에야 마지못해 일어섰다는군요.

근데 차려놓은 식사를 먹는 시간조차 아까워 주방으로 직접 가서
호밀빵의 가운데를 자르고 팬에 그냥 올려 굽고는 야채와 베이컨 몇 조각을
그 위에 올려서 덮은 다음 부리나케 돌아와 게임에 열중했다지요.

헌데 당시 그런 식사법은 상류 귀족층에서는 보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 바람에 당시 도박장에 있던 귀족들이
보고 따라하면서 이 식사법이 점차로 퍼져 나갔답니다.

아울러 그 요리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서 그냥
샌드위치 백작이 만들어 먹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고 하여
그 백작의 이름을 붙인 것이 바로 ‘샌드위치’라는 음식의 유래랍니다.

외식업을 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미안하지만
아무튼 이러한 ‘아빠표 샌드위치’라는 어떤 고육지책의 외식 대신 음식으로라도
당면한 경제위기를 타파해 나가려는
저와 아들의 의지는 조금은 칭찬받을 만 한 것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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