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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난다’, 그러나 지금은?

“자녀 교육 위해 서울로 이사 가요”

등록|2009.02.16 11:48 수정|2009.02.16 11:48

▲ 꿈 꾸는 아이들과는 별개로 사회 여건은 변화고 있습니다. ⓒ 임현철




“○○네도 서울로 이사 간대요.”

“가족들이 다 이사 간대?”
“아빠는 남고, 다른 가족만 가나 봐요.”

“가려면 다 가지 왜 아빠만 남겨?”
“지방에서 아무리 나대봐야 소용없대요. 중학교 입학하기 전에 가야 적응을 잘 한다나요. 그래 할 수 없이….”

다 가라지요. 자녀 교육 때문에 서울로 이사 가는 사람들을 쉬 접합니다. 직장 때문에 간다면 누가 뭐라 하겠어요. 꼭 그래야만 하는지, 씁쓸합니다. 아빠만 남긴다니 더욱 못마땅합니다. 아빠는 지방에서 돈 벌어 보내야 하니 어쩔 수 없겠지요. 그들도 고민 많이 했겠지요.

하지만 반갑지 않습니다. 지방에서 괜찮은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이렇습니다. 하여,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 사람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지역에서 벌어 다른 데서 쓰니 시선이 고울 리 없지요.

다른 시각에서 보면, 부모로서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열악한 지방 교육 현실이 그들을 떠나게 만들고 있으니까요.

- ‘개천에서 용 난다’, 그러나 지금은?

‘개천에서 용 난다’

그랬지요. 예전에는 많이 났지요. 시골에서도 열심히 벌어 자식 공부 가르치면 되었지요. 그게 희망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요. ‘개천에서 용 나기’가 마른하늘에서 떨어지는 날벼락 맞을 확률과 비슷해졌다지요?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선조들은 “사람은 서울로, 말(馬)은 제주도로 보내야 한다.”고 했나 봅니다.

- 지역교육 공동화, 국가 차원 점검 절실

지역은 매년 초가 되면 몸살을 앓습니다. 지역 우수 인재들의 타 지역 유출. 서울로 이사 가지 않더라도 외지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역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는 대부분 지역 중소 도시가 겪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여수는 2007년 335명, 2008년 250명, 2009년 341명으로 해마다 수백 명 학생이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학부모들까지 동반 이주하여 지역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지요. 지역에서도 정책적으로 장학금 혜택 등 신경 많이 쓰는데 역부족입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교육은 국가 발전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은 지역 발전을 이끌 백년대계이기도 합니다. 지역 교육을 발전시킬 중장기 학교 발전계획 수립, 장기적 교육 컨설팅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역 내 바른 교육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인지 국가적 차원에서 점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09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에서 불거진 고교등급제 논란은 이런 주장조차 꿈꾸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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