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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보도연맹 사건', 민간인 272명 희생

진실화해위, 지난 1월 5일 진실규명 통보

등록|2009.02.17 08:39 수정|2009.02.17 08:39
한국전쟁 당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김해 보도연맹 사건’의 공식 희생자는 272명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군인과 경찰에 붙잡혀 간 뒤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행방불명된 사람이 954명에 달해, ‘김해 보도연맹사건’과 관련해 희생된 사람이 1000여 명에 달한다는 추정이 가능하게 됐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ㆍ이하 진실화해위)는 지난 2006년 1월 안모(26ㆍ김해시 진례면)씨 등 유족 75명이 신청한 ‘김해 보도연맹 사건’(김해지역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관련, 76명의 무고한 희생사실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심의ㆍ의결하고 지난 1월 5일 신청인들에게 ‘진실규명결정서’를 발송했다.

 진실화해위가 같은 해 10월 조사개시결정을 내린 후 2년여 동안 현지조사와 증언, 정부 자료 등을 확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이 결정서에는 신청인들이 직시한 희생자 76명 이외에도 조사과정에서 미 신청 희생자 196명의 신원도 확인돼, 공식 확인된 희생자는 272명이라고 밝혔다. 또 확인자를 포함해 75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했다.

 진실화해위는 따라서 “국가가 무고한 민간인을 법적 절차없이 집단 살해해 지금까지 유족들을 슬픔과 고통 속에 살아오게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며 “먼저 국가가 이 사건의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희생자의 위령제 봉행 및 위령비 건립 지원, 유해발굴과 안치장소 설치 등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김해시지’ 등 공식적 역사기록에 수록할 필요를 직시했다.

 진실화해위는 결정서에서 한국전쟁 당시 272명의 김해지역 보도연맹원 등 요시찰인들은 경찰과 CIC(방첩대), G-2(공군항공사령부 김해기지부대) 등에 의해 예비 검속된 후, 재판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당시 총살과 생매장 등 무자비한 살해가 자행된 장소는 김해군 △생림면 나전리 나밭고개ㆍ상동고개 △대동면 주동리 주동광산ㆍ숯굴 △진례면 산본리 냉정고개 △한림면 안하리 가자골 △진영읍 뒷산 △창원군 동면 덕산리 덕산고개 △창원군 대산면 수산교 인근 낙동강변 등이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지난 2일 열린 제93차 위원회의에서 부산경남지역 형무소재소자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결정을 심의ㆍ의결하고, 함안지역 미군 사건은 주요 쟁점사항 등을 재논의한 후 재상정하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남매일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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