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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성적 공개는 반교육적 폭력"

부산교육개혁시민연대, 교과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공개 관련 성명 발표

등록|2009.02.17 09:16 수정|2009.02.17 09:16

▲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부산교육개혁시민연대는 16일 오후 교육과학기술부의 일제공사 결과 공개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교사들의 모습. ⓒ 전교조 부산지부



“성적 공개는 반교육적 폭력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0월에 전국 단위로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결과를 16일 공개한 가운데, 부산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이 “결국 전국의 학생을 ‘일렬로 줄 세우기’ 위한 것임이 드러났다”며 “교육적 효과 없는 전국단위 성적공개를 중지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부산교육개혁시민연대는 16일 오후에 낸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의 발표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이 가는 이 자료를 지역교육청 단위까지 공개하여, 이 발표 이후 학교 현장은 올 10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대비한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며, 갖가지 비교육적 파행사례가 속출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단체는 “무분별하고 비교육적인 경쟁의 부작용을 막아야 할 교과부가 앞장서서 비교육적인 성적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학교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교과부는 이 발표로 인해 파생될 학교현장의 부작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교육개혁시민연대는 “일제고사는 교육부가 목표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경쟁과 평가 중심의 교육정책은 이미 외국에서도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 성적 공개 이후 학교 현장의 현실은 기초학력미달학생에 대한 해소보다는 시도별, 지역교육청별, 학교별 성적 올리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모 중학교의 경우, 학기 중에 매주 주초고사를 실시하여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하여 학생은 물론이고 해당 학부모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학교는 8시 40분에 수업을 시작하여 사실상 0교시를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빠른 등교로 인한 스트레스도 받고 있고 예전과는 달리 하락 점수 1점당 매 한 대라는 체벌 위협을 학생들에게 하는 등 반교육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단체는 “성취도 평가 결과는 부산의 동·서 지역 간 계층 간 격차에 따른 교육격차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교육청의 대책은 오로지 방과 후 학교 ‘점수 올리기 경쟁수업’만 강조하고 있다”며 “지역 간, 계층 간 격차를 가리기에는 교육청의 대책은 빈약하기만 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이 사례로 발표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의 방과 후 학교 운영은 여태껏 교육적 효과가 없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예전에는 예체능 등 다양한 과목이 있었으나 일제고사와 성적 공개 발표 이후 실제 시험교과목에 해당하는 수업 위주로 편성하고 이를 외부강사 특히 학원강사에게 맡기는 사례가 학운위 심의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제 방과 후 학교는 ‘점수 올리기 경쟁수업’의 도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부산교육개혁연대는 “교육당국이 순수한 취지의 학력 진단평가와 정책 연구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것은 전체 학생을 모두 평가하여 조사할 것이 아니라 표집에 의한 평가만으로도 충분하며 그것이 공익에도 부합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교육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므로 국민적 반감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알림과 동시에 오는 3월 학업성취도 평가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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