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폭의 그림
.. 한 번에 날아오르는 하얀 새들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꼬마들이 하얀 새들에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이하영-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양철북,2008) 146쪽
“하얀 새들의 모습”은 “하얀 새들 모습”으로 다듬습니다. ‘장관(壯觀)’은 “멋진 모습”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바로 앞에 “하얀 새들의 모습”처럼 적으면 ‘모습’을 잇달아 말하는 셈입니다. 앞말과 묶어 “하얀 새들은 멋졌다”나 “하얀 새들은 멋진 모습이었다”로 고쳐 줍니다.
┌ 폭(幅)
│ (1) = 너비
│ - 폭이 좁다 / 이 길은 폭이 2미터가량 된다 / 폭 넓은 개울이 흐르고
│ (2) 자체 안에 포괄하는 범위
│ - 그 사람은 행동의 폭이 넓다
│ (3)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 - 치마의 폭을 마르다
│ (4)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 또는 그림, 족자 따위를 세는 단위
│ - 열두 폭 치마 / 한 폭의 동양화 / 열두 폭 병풍
│
├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그림 한 폭 같았다
│→ 그림과 같았다
│→ 그림같았다
│→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 …
크기를 말하는 자리에서는 ‘크기’를 이야기하면 되고, 너비를 가리키는 자리에서는 ‘너비’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저 집은 크기가 어떻게 되지?” 하고 말하면 넉넉한데, “저 집의 규모가 어떻게 되지?”처럼 토씨 ‘-의’를 붙이거나 ‘規模’ 같은 한자말을 끌어들일 까닭이 없습니다. “이 냇물은 너비가 어떻게 되나?” 하고 말하면 넉넉하지, “이 냇물의 폭은 어떻게 되나?” 하고 말하는 일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 폭이 좁다 → 너비가 좁다 / 좁다
├ 폭 넓은 개울 → 넓은 개울 / 제법 넓은 개울
├ 행동의 폭이 넓다 → 넓게 행동한다 / 넓게 움직인다
└ 치마의 폭을 마르다 → 치마 조각을 마르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 말로 ‘너비’를 말하지 못합니다. ‘幅’이라고만 자꾸자꾸 씁니다. ‘넓이’를 말하지 못하고 ‘面積’을 말하는 꼴하고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 셈을 가르치면서, “다음의 면적을 구하라”로 문제를 적어 놓지, “다음 넓이를 알아보라”나 “다음은 넓이가 얼마인지 밝혀라”처럼 문제를 적는 일이란 없습니다. ‘강폭’이라고들 말하지, ‘강너비’라고 하지 않습니다.
┌ 열두 폭 치마 (o)
└ 열두 폭의 치마 (x)
올바르게 쓰지 못하는 글입니다. 알맞게 주고받지 못하는 말입니다. 엉뚱하게 쓰고 있는 글입니다. 얄궂게 주고받고 있는 말입니다.
글을 살리며 넋을 살리는 모습을 찾기란 몹시 어렵습니다. 말을 살리며 얼을 북돋우는 삶을 보기란 대단히 힘듭니다. 글을 키우며 마음을 가꾸는 책을 찾기란 아주 힘겹습니다. 말을 추스르며 생각을 열어젖히는 사람을 만나기란 그지없이 드문 노릇입니다.
국어사전 보기글로 “열두 폭 치마”가 실려 있기는 하지만, “열두 폭의 치마”처럼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군더더기 ‘-의’를 붙이는 분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얄궂게 붙인 ‘-의’를 떨굴 줄 아는 분이 참으로 적고, 짓궂게 달라붙는 ‘-의’를 어떻게 다스릴까 걱정하는 분은 손가락으로 꼽기조차 힘듭니다.
┌ 한 폭의 동양화 (x)
└ 동양화 한 폭 (o)
단위를 가리키는 ‘폭’을 넣지 않고 “동양화 하나”라고 적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단위말을 쓰지 않는 분들은 으레 “하나의 동양화”처럼 쓰고 맙니다. 단위말을 넣으면 “한 폭의 동양화”이고, 단위말을 넣으면 “하나의 동양화”가 되고 맙니다.
┌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 그림을 보듯 아름다웠다
├ 그림으로 그려지듯 아름다웠다
├ 아름다운 그림과 같았다
├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느꼈다
├ 아름다웠다
└ …
잘못 쓰이는 말투 “한 폭의 그림 같다” 뜻을 헤아리면,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과 같다”입니다. 올바르게 쓰자면 “그림 한 폭 같다”가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올바르게 쓰기 힘들다고 느끼면, 있는 그대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라든지 “그림같이 아름다웠다”고 말하면 됩니다. 또는 이 꾸밈말 저 꾸밈말 모두 덜어내고 “아름다웠다”나 “곱다”나 “멋지다”나 “훌륭하다”고 말하면 됩니다.
꾸밈말을 넣으려면 알맞춤하게 넣을 일입니다. 꾸밈말 없이 단출하게 쓰고프다면 말뜻과 말느낌을 잘 살릴 만한 낱말을 고를 일입니다. 우리가 쓰는 우리 말이니 우리 스스로 가꾸어야 하고, 우리가 나누는 우리 글이니 우리 슬기로 일구어야 합니다.
.. 한 번에 날아오르는 하얀 새들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꼬마들이 하얀 새들에게 모이를 던져 주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이하영-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양철북,2008) 146쪽
┌ 폭(幅)
│ (1) = 너비
│ - 폭이 좁다 / 이 길은 폭이 2미터가량 된다 / 폭 넓은 개울이 흐르고
│ (2) 자체 안에 포괄하는 범위
│ - 그 사람은 행동의 폭이 넓다
│ (3)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 - 치마의 폭을 마르다
│ (4) 하나로 연결하려고 같은 길이로 나누어 놓은 종이, 널, 천 따위의 조각
│ 또는 그림, 족자 따위를 세는 단위
│ - 열두 폭 치마 / 한 폭의 동양화 / 열두 폭 병풍
│
├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그림 한 폭 같았다
│→ 그림과 같았다
│→ 그림같았다
│→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 …
크기를 말하는 자리에서는 ‘크기’를 이야기하면 되고, 너비를 가리키는 자리에서는 ‘너비’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저 집은 크기가 어떻게 되지?” 하고 말하면 넉넉한데, “저 집의 규모가 어떻게 되지?”처럼 토씨 ‘-의’를 붙이거나 ‘規模’ 같은 한자말을 끌어들일 까닭이 없습니다. “이 냇물은 너비가 어떻게 되나?” 하고 말하면 넉넉하지, “이 냇물의 폭은 어떻게 되나?” 하고 말하는 일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 폭이 좁다 → 너비가 좁다 / 좁다
├ 폭 넓은 개울 → 넓은 개울 / 제법 넓은 개울
├ 행동의 폭이 넓다 → 넓게 행동한다 / 넓게 움직인다
└ 치마의 폭을 마르다 → 치마 조각을 마르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 말로 ‘너비’를 말하지 못합니다. ‘幅’이라고만 자꾸자꾸 씁니다. ‘넓이’를 말하지 못하고 ‘面積’을 말하는 꼴하고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 셈을 가르치면서, “다음의 면적을 구하라”로 문제를 적어 놓지, “다음 넓이를 알아보라”나 “다음은 넓이가 얼마인지 밝혀라”처럼 문제를 적는 일이란 없습니다. ‘강폭’이라고들 말하지, ‘강너비’라고 하지 않습니다.
┌ 열두 폭 치마 (o)
└ 열두 폭의 치마 (x)
올바르게 쓰지 못하는 글입니다. 알맞게 주고받지 못하는 말입니다. 엉뚱하게 쓰고 있는 글입니다. 얄궂게 주고받고 있는 말입니다.
글을 살리며 넋을 살리는 모습을 찾기란 몹시 어렵습니다. 말을 살리며 얼을 북돋우는 삶을 보기란 대단히 힘듭니다. 글을 키우며 마음을 가꾸는 책을 찾기란 아주 힘겹습니다. 말을 추스르며 생각을 열어젖히는 사람을 만나기란 그지없이 드문 노릇입니다.
국어사전 보기글로 “열두 폭 치마”가 실려 있기는 하지만, “열두 폭의 치마”처럼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군더더기 ‘-의’를 붙이는 분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얄궂게 붙인 ‘-의’를 떨굴 줄 아는 분이 참으로 적고, 짓궂게 달라붙는 ‘-의’를 어떻게 다스릴까 걱정하는 분은 손가락으로 꼽기조차 힘듭니다.
┌ 한 폭의 동양화 (x)
└ 동양화 한 폭 (o)
단위를 가리키는 ‘폭’을 넣지 않고 “동양화 하나”라고 적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단위말을 쓰지 않는 분들은 으레 “하나의 동양화”처럼 쓰고 맙니다. 단위말을 넣으면 “한 폭의 동양화”이고, 단위말을 넣으면 “하나의 동양화”가 되고 맙니다.
┌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 그림을 보듯 아름다웠다
├ 그림으로 그려지듯 아름다웠다
├ 아름다운 그림과 같았다
├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느꼈다
├ 아름다웠다
└ …
잘못 쓰이는 말투 “한 폭의 그림 같다” 뜻을 헤아리면,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과 같다”입니다. 올바르게 쓰자면 “그림 한 폭 같다”가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올바르게 쓰기 힘들다고 느끼면, 있는 그대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라든지 “그림같이 아름다웠다”고 말하면 됩니다. 또는 이 꾸밈말 저 꾸밈말 모두 덜어내고 “아름다웠다”나 “곱다”나 “멋지다”나 “훌륭하다”고 말하면 됩니다.
꾸밈말을 넣으려면 알맞춤하게 넣을 일입니다. 꾸밈말 없이 단출하게 쓰고프다면 말뜻과 말느낌을 잘 살릴 만한 낱말을 고를 일입니다. 우리가 쓰는 우리 말이니 우리 스스로 가꾸어야 하고, 우리가 나누는 우리 글이니 우리 슬기로 일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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