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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의 기운을 느끼러 UN에 가다

뉴욕 첫 여행지 UN 견학, 반기문 총장의 활약상 느낄 수 있어

등록|2009.02.21 11:16 수정|2009.02.21 12:32

UN 본부 찾다42번가를 30여분동안 걸으면 브루클린 지역과 맨하튼 지역이 만나는 지역에 UN이 있다 ⓒ 조재환


"Sorry, No Internet Access!"

토론토에서 1시간 비행 후, 맨하튼의 카터호텔에 도착하자 들은 충격적인 소리. 카터호텔이란 곳은 맨하튼 타임스퀘어 옆에 위치했지만, 우리나라와 다르게 무선인터넷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 매일마다 기사를 써야 하는 욕심이 있는 나로서는 충격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뉴욕의 이모저모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좀 더 효율적인 뉴욕여행을 위해 여행안내책자를 살핀 결과, UN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견학코스가 마련됐다고 들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반기문 총장이 UN에서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직접 UN에 가면 반기문 총장의 활약상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건물의 웅장함에 반해

환영합니다. 여기는 UN입니다방문객들을 위한 UN 안내책자 ⓒ 조재환

위 사진처럼, 19일에 찾은 UN 건물은 웅장했다. 맨하튼 42번가 서쪽으로 향해 가는 길, UN은 브루클린 지역과 맨하튼이 만나는 요충지에 있다. 그 옆은 강이 흘러 경치도 훌륭했다. 이렇게 기대를 안고 들어간 UN, 안전상을 위해 보안체크를 거쳐야 했다.

공항처럼 신발까지 벗으며 철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투와 안주머니에 든 물건을 꺼내 놓아야 해 불편한 점은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곳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건물인데.

약 5분간의 보안체크를 거쳐 들어간 UN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미국은 다인종 국가라고 하지만, UN을 들어가는 순간 미국보다 더 미국같은 느낌이 들었다.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센터 로비는, UN 관계자가 들어가는 로비와 똑같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면 방문객들은 조금 '빡센' 보안을 거치고, 관계자는 간단한 신분증 확인을 거쳐 입장한다.

안내센터 로비는 예상 외로 많은 편의시설을 갖췄다. 평화를 상징하는 전시회, 반기문 총장의 활약상을 다룬 전자안내시스템, 또 지하에는 UN 기념품점과 카페가 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기념품점에서 파는 UN기와 대한민국 국기가 함께 있는 배지. 현재 UN 사무총장이 대한민국인임을 감안한 상품이다. 가격은 2달라 99센트. 그외에도 UN 로고가 담긴 티셔츠등의 기념품, 뉴욕시티 로고가 새겨진 상품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견학코스 사진 촬영 가능, UN의 역사와 업무 등도 자세히 알 수 있어

UN 본회의장 입장에 앞서 볼 수 있는 것들

ⓒ 조재환


1시간 동안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본 견학코스에 입장. 내가 포함된 14번 그룹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현지인. 따라서 이 견학코스는 영어로 진행됐다. UN은 영어 외에 다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도 포함됐다. 그러나 다국어 안내코스는 특별한 단체의 요청이 있으면 성사된다. 아쉽게도 한국어 코스는 특별한 요청사항에 없었다.

하지만 영어코스로 들으면 더욱 효과적인 영어공부에 UN의 활약상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그리고 현지인들은 UN과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일부러 영어코스를 신청했다.

우선 처음 들어간 곳은 UN의 역사와 평화업무를 보여주는 전시관. 1945년 이전과 이후 UN 가입국가수에 현저한 차이점이 있다는 점과 핵무기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전시, 또 총같이 생긴 기타가 갖는 상징성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이 총같이 생긴 기타에 관심이 쏠렸다. 'Escopetarra'라는 악기는, 비폭력을 상징하기 위해 콜럼비아 측에서 제안한 악기다. 실제 총을 이용한 이 악기는, 총이 인류에게 재앙을 끼친다는 것을 인식시키면서 동시에 신나는 연주도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인기를 얻은 악기는 현재 UN에 기증돼 전시되고 있다.

흑인 꼬마의 적극적인 질문에 UN직원 감탄

본회의장 입장, 궁금한점 있으세요?UN 견학담당 직원이 UN의 모든 것과 질문을 본회의장에서 받고 있다 ⓒ 조재환


 "여러분, 혹시 사무총장님 성함 아세요?"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은 질문. 이 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누굴까? 바로 흑인 초등학생. 손을 들어 자신있게 "반기문씨요"라고 대답했다. 꼬마의 적극적인 대답에 감탄으로 시작한 본회의장 견학. 현재 본회의장은 천장 누수보완공사로 인해 잠정폐쇄 중이지만, 일반인들을 위해 개방 중이다.

본희의장은 매우 컸다. 대형 스크린과 수많은 좌석.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세계적이었다. 이곳에서 가이드는 본회의장 좌석 설치에 대한 의문점부터 설명했다.

"처음에 본회의장 좌석배치는 알파벳 순서로 배치됐습니다. 그러나 이점이 불공평하죠. A부터 시작하는 국가는 앞에 앉아 주목받고 Z부터 시작하는 국가는 멀리 떨어져 주목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사무총장님이 좌석을 임의로 배정합니다."

알파벳 순서 때문에 UN의 궁극적인 목표인 평등과 평화에 어긋나는 일이 없게 하자는 조치다. 이외에 UN 안보리 국가 선출방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UN 안보리 국가는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선출됩니다. 각 대륙별로 두 개 국가를 선정해 일정하게 순환되고 있죠."

이 외에 흑인꼬마의 적극적인 태도도 주목받았다. 직원도 당황하게 하는 어른스러운 질문과, 안보리 의장국가에 대한 질문도 맞춰 주변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과연 이 꼬마는 어떻게 UN의 모든 것을 알까? 직접 만나본 꼬마는 수줍은 듯 이렇게 대답했다.

"반기문 총장님은 뉴스에 많이 나오셔서 알구요. 평소에 UN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뉴스를 보면 다 아는데요, 뭘."

무척 겸손했던 소년의 대답. 그러나 소년의 놀라운 순발력과 관심에 UN직원을 비롯한 모두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UN, 대중적으로 개방돼 유용한 견학코스

안보리는 이렇습니다.UN 견학담당 직원이 UN안보리의 역할에 설명하고 있다 ⓒ 조재환


이렇게 30분간에 걸쳐 UN의 견학은 마무리됐다. 안전상의 문제로 견학코스는 정해진 곳에서만 행해졌고, 본회의장 천장누수로 공사 중인 본회의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UN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고, UN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견학을 마친 후 직원에게 "한국인으로서 여기 온 것이 반갑다"고 건네자 직원은, "와, 반기문 총장님의 국가에서 오셨군요"라고 화답했다. 그만큼 현지 직원도 방문객들을 위해 친절하게 안내한다는 뜻이다.

뉴욕을 가면 많은 방송국과 증권건물과 상업시설이 있다. 그러나 이 건물들은 공익을 위해 전시 공간을 충분하게 마련하지 못한 것이 현실. 그러나 UN은 이와 다르게 대중을 모으기 위한 사전준비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12달러 50센트이고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 45분까지 운영된다. 만일 원하는 시간에 이곳을 견학할 예정이라면 조기 매진될 수 있으므로 일찍 접수를 하는 것이 좋다. 뉴욕의 첫 여행지로 선택한 UN, 그야말로 세계적이면서 대중적인 외교시설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 캠퍼스라이프,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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