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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하루는 검은 옷을 입읍시다

이명박 취임 1주년 맞이 'MB블랙데이'를 제안합니다

등록|2009.02.24 14:16 수정|2009.02.24 14:16
내일 25일, 여러분은 어떤 옷을 입으실건가요?
왜 갑자기 옷타령이냐구요?

내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취임 1년, 어떤 분들은 이 날을 축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날은 기뻐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선거에서 이명박에게 투표한 분들 중에서도 후회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정책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국민이 60%를 넘기도 합니다.

MB정권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을 것을 제안합니다

이명박 취임1주년 맞이 검은옷 입기 프로젝트 블로그이명박 취임1주년 맞이 검은옷 입기 프로젝트 블로그 화면캡쳐 (http://black25.tistory.com) ⓒ 함께하는시민행동




지난 1년간 검은 옷은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방송국 앵커들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항의하는 뜻에서 검은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했고, 교사들은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교단에 섰습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용산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의 유족들께서 검은 상복을 입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검은 옷은 항의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때로는 희망의 빛을 살려내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검은 옷을 입는 상징적 항의 행위를 '무게 있는 시위, 암묵적인 반대 시위, 점잖은 투쟁'이라고도 합니다.

여러분, 내일 하루만이라도 검은 옷을 입을 준비가 되어 있으신가요? 불과 1년만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요? 공든탑이 무너진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사실 부족하긴 했지만 지난 수십년간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쌓아온 민주주의, 인권, 환경, 다양성의 탑들을 정성스럽게 쌓아올려왔는데 그게 불과 1년만에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러한 가치들이 저들의 말처럼 정말 낡은 이념의 탑이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쁜 먹을거리 먹고 싶지 않다는 것, 지나친 경쟁 강요는 올바른 교육이 아니라는 것, 최소한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내쫓지는 말아달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과연 이념의 잣대로 따질 수 있는 것들인가요?

남은 4년을 기다리지 말고 모두 함께 극복합시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합의해온 최소한의 상식들이었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만큼 답답한 사람은 없습니다. 보통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소통할 의사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과 소통할 생각이 없으니 그 어떤 설득과 논리, 증거도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무능하고, 오만하고, 부패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도 없고, 소통의 기본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보면 알 수 있고, 인터넷에서 단 하루만 여론 동향을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의 여론 조사는 이를 느낌이 아니라 사실로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도 많다는 사실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단지 이명박 정권의 1년을 후회하고, 그들을 향해 분노하고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명박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내 주변에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함께 손을 잡아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남은 이명박 4년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단지 4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4년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누구와 손을 잡을까요?

우리 모두 내일, 이명박 취임 1주년을 맞아 검은 옷을 입으면서 이명박 정권에는 항의의 표시를 드러내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은 누구인지를 확인해보는건 어떨까요? 내일 하루, 직장에서, 식당에서, 술집에서, 거리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난다면 마음 속으로 뿌듯해하시면서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연대감을 느껴보시는건 어떨까요?

검은 옷을 입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이 제안에 동감하시는 분만 함께 해주세요.
다만, 지금 이명박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입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장관님들, 한나라당 국회의원님들, 청와대 비서관님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님도 검은 옷은 입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와 함께 하는 것 같아 헷갈릴 수 있으니까요.

내일 25일은 검은 옷을 입읍시다

검은 옷을 입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공식 제안도 없습니다만 오늘 하루 친구들에게 내일은 검은 옷을 입고 오는 날이라고 문자나 메신저, 메일을 보내보시는건 어떠실까요? 여러분이 가입하신 카페나 운영하시는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려주시면 어떨까요?

25일, 바로 내일입니다. 1년을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 남은 4년을 무작정 기다리면서 흘러보내지 말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봅시다.

검은 옷을 입은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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