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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초임은 삭감하면서 공기업 임원은 고액 연봉"

이재선 의원 분석... "최고 연봉 4억 700만원, 성과급은 500% 퍼주기"

등록|2009.02.24 13:09 수정|2009.02.26 10:01

▲ 국토해양위원회 산하 20개 공기업 대상 2008년도 2급이상 간부 연봉 총액분석 결과. ⓒ 이재선


극심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고, 일자리를 나누는 등의 뼈를 깎는 노력이 진행 중인 가운데 주요 공기업의 임원 및 1·2급 간부들의 연봉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신규채용 억제와 대졸초임 삭감, 비정규직 행정인턴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어, 취업계층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고위층은 고통분담에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자유선진당 이재선(대전서구을·국토해양위)의원은 국토해양위원회 산하 2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도 2급 이상 간부 연봉 총액을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의 기관장과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진의 2008년도 평균연봉은 최고 2억1580만원에서 최저 1억5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장 연봉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곳은 7곳이나 있었고, 임원진 가운데 경영평가 성과급이 8000만원 이상 증가한 곳도 3곳이나 있었다는 것. 심지어 대한주택보증 기관장 연봉은 전년보다 700만원이 오른 4억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기관장보다 높은 감사의 연봉 수준. 2008년 6월에 기획재정부가 기관장과 감사 등 임원의 보수체계를 개편했음에도 감사의 연봉이 기관장보다 높은 곳도 4개 기관이나 있었다.

감사의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대한주택공사로, 기관장보다 7400만원 많은 2억6200만이었고,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도 기관장보다 많은 2억원 이상을 감사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토해양위원회 산하 20개 공기업 대상 2008년도 2급이상 간부 연봉 총액분석 결과. ⓒ 이재선

뿐만 아니라 공기업들은 간부들에게 성과급을 무더기로 퍼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기관 중 지난해 최고의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주택공사 감사로 전년에 비해 8900만원이 증가한 무려 1억7400만원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철도공사 감사로 전년보다 8700만원이 오른 1억7400만원, 부산항만공사의 기관장은 8500만원이 증가한 1억4400만원이 책정됐다.

임원진을 제외한 부장 직급 이상에 해당하는 1급과 2급 간부의 경우에도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을 포함한 평균연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 10개 기관의 1급 평균연봉은 1억1100만원에서 9600만원 수준이었고, 2급의 경우 9500만원에서 83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과급 지급률은 정부가 실시하는 전년도 경영평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들 상위 10개 기관의 1급 및 2급의 평균성과급지급률은 약 400%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심지어 철도공사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500%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재선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12일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기관별로 기존 인원을 10%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며 "또한 지난달에는 대졸초임을 삭감하고 행정인턴제를 확대하여 공기업의 슬림화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부의 이러한 계획은 '조삼모사(朝三暮四)식 개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분석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선진화방안이라는 명목의 구조조정 계획이 과거와 다를 바 없는 '헛구호'임이 증명됐다"면서 "기관장을 비롯한 2급 이상 고위직의 연봉은 삭감하지 않은 채,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취업계층에게만 고통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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