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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수상작을 원작 소설로 보는 재미

<슬럼독 밀리어네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원작소설들

등록|2009.02.26 10:17 수정|2009.02.26 10:17

▲ 2009년 아카데미상 수상작의 원작이 된 소설들 ⓒ 문학동네·이레



<슬럼독 밀리어네어><더 리더><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2009년 아카데미상을 차지한 화제의 영화들이면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작 소설로 인정받은 탄탄한 이야기에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화려한 볼거리 등을 덧칠해 책이 아닌 스크린에서 새롭게 태어난 이 작품들이 최고의 영화에게 주어지는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책으로 읽어본다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숨어있는 재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원작 소설들의 매력이기도 하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 Q&A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슬럼독 밀리어네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눈에 띄는 스타배우 하나 없이 인도의 무명배우들로만 채워져 있지만 이들의 때 묻지 않은 연기와 감동적이면서도 유쾌한 이야기에 힘입어 최고의 영화로 떠올랐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 소설 'Q&A'는 인도 출신의 작가이자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루프가 2005년 발표한 첫 번째 소설이다. 대학에서 역사와 심리학, 철학을 전공한 비카스는 대학 시절 전국 토론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뛰어난 언변을 자랑했다. 졸업 후 외교관이 된 그는 데뷔작인 'Q&A'가 한국어를 비롯해 40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가난한 웨이터가 '가방끈이 긴' 사람들도 풀기 어렵다는 인도의 TV 퀴즈쇼에 출연해 12문제를 다 맞춰 10억 루피라는 엄청난 상금을 타게 된다.

하지만 속임수를 썼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방송국의 고발로 경찰서에 잡혀가 모진 고문까지 받게 된 주인공은 그동안 자신의 어려웠던 삶을 이야기하며 퀴즈쇼 문제들을 모두 '맞출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게 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무려 13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비록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돌풍에 밀려 미술상, 분장상, 시각효과상을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독특한 이야기와 주인공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영화는 1920년대 '위대한 개츠비'를 쓴 작가로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70세 노인의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외모는 젊어지며 결국 갓난아기가 되는 운명을 타고났다. 그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가족, 친구, 연인 등 모든 것들과 어긋나게 된다.

벤자민 버튼은 물론이고 그의 기구한 삶을 옆에서 바라보고 함께해야하는 주위 인물들의 감정 변화도 비중 있게 담고 있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화와는 대략적인 줄거리만 같을 뿐 자세한 이야기 전개와 에피소드들은 크게 다르며, 그림이 함께 곁들여진 그래픽 노블로도 나와 있어 읽는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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