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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방이 시정홍보 방송까지... "감시 기능 약화"

대전방송, '시정 인터넷방송' 운영에 언론단체 비판

등록|2009.02.27 17:22 수정|2009.02.27 18:30

▲ 대전시가 운영중인 대전시 인터넷방송 '이츠대전(It's 대전)' 인터넷 사이트 ⓒ 대전시 홈페이지 캡쳐 화면



대전광역시 시정 인터넷홍보방송 운영에 지상파 방송사인 대전방송(TJB)이 선정돼 시정에 대한 비판·감시 기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조달청에 의뢰한 '대전 시정 홍보 인터넷 방송(이츠 대전TV) 영상 제작 및 운영'(사업비 4억 400만원) 공고를 통해 지난 23일 지역민영방송사인 대전방송(TJB)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사업에는 현재 대전 시정 인터넷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를 비롯, 모두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선정된 업체는 매일 '시정 일일뉴스'와 '시장 25시' 제작 구성 및 '주간 뉴스브리핑' ' 매월 주요 시정현안 홍보영상 제작' 등을 통해 시정추진상황을 시정 인터넷방송을 통해 보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전방송 측은 최근 명예퇴직한 직원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전 시정 홍보방송에 지상파 방송국의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정을 비판 감시해야 할 언론사가 시정홍보 방송에 참여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관언 유착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 것.

"<대전방송> 뉴스 신뢰도 떨어뜨릴 것"

대전에 소재한 모 대학 언론학과 교수는 "미디어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사회적 통제와 견제 기능"이라며 "공중파 방송인 대전방송의 시정 홍보방송 참여는 시정에 대한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매체감시팀장은 "만약 서울방송인 SBS가 서울시청 홍보 인터넷 방송 사업을 하고 있다면 서울시민들이 서울방송에서 다루는 시정뉴스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대전방송의 인터넷 시정홍보방송 운영은 결과적으로 대전방송의 뉴스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방송 홈페이지 ⓒ 대전방송 홈페이지 캡쳐 화면


그는 이어 "대전방송은 대전시장의 일거수일투족 등 시정정보를 독식하는 반면 대전시는 대전방송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관언 유착을 낳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지역 내 방송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중파 방송사가 자치단체 인터넷방송까지 뛰어드는 것은 중소업체의 설 자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도 자치단체 홍보 인터넷방송운영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있지만 지역 공중파 방송사가 선정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광역시의 경우에도 시정 인터넷홍보방송에 지역민영방송사의 자회사인 아이케이엔엔(IKNN)이 참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일 왜 예단하나... 시민 알권리 총족에 기여할 것"

전남의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대전시와 같은 방식으로 홍보 인터넷 방송을 외부업체에 공모위탁운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지역 내 영상제작업체 외에 기존 공중파 방송사가 참여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방송 관계자는 "다른 공중파 방송사의 경우에도 자치단체의 의뢰를 받아 제작,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며 "시정 홍보 인터넷 방송 운영과 방송의 비판 감시 기능은 별개의 문제로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있지도 않은 일을 미리 예단해 비판 감시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엄격한 평가 심사를 통해 선정된 만큼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보다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이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새로 선정된 27일 대전방송과 신규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대전방송은 계약체결이 완료됨에 따라 내달부터 '시정 인터넷방송(이츠 대전TV) 영상 제작 및 운영'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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