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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내 밥... 더 쉬운 게 있나?

[인터뷰] '한겨레 3.1절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동호회장 2인

등록|2009.03.04 14:53 수정|2009.03.04 15:42
출발선 앞에 선 사람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이들이 출발선 앞으로 모인 이유는 하나였다. '달리기' 위해서다. <한겨레신문>과 (사)한국물류협회가 주최하는 '한겨레 물류사랑 3.1절 마라톤대회'가 1일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출발 소리와 함께 발걸음을 내딛는 참가자들. 이들에게 '달리기'란 무엇일까.

▲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유정하 회장 ⓒ 정미소



이름 : 유정하
나이 : 64세
소속 :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회장
직업 : 침술

"마라톤을 하면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한테 '비관'이란 없다."

4살 때 시력을 잃어버린 유 회장에게 '마라톤'은 '밥'과 같다. 한 끼라도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픈 생리 현상처럼,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풀코스(42.195km) 완주만 13번에다 보스턴, 베를린, 런던, 뉴욕 등 세계 4대 마라톤을 뛴 베테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1년 11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풀코스를 평균 4시간 40분 만에 완주한다고.

국외대회까지 참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마라톤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수한 상황"이라며 "그만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스턴 대회에 처음 나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올해 가을에 열리는 시카고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라는 그에게 '시각 장애'란 달리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않는 듯했다.

그는 '마라톤'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표현했다. 덧붙여 마라톤이 힘들지 않은 운동이라고 말하는 그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마라톤은 자신이 마음대로 규칙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운동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고 말했다.

▲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동호회 ⓒ 정미소






▲ 왼쪽은 '건강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의 회원 정인수(49, 무역업)씨, 오른족은 '건강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의 김용태 총무 ⓒ 정미소



이름 : 김용태
나이 : 53세
소속 : 건강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건사모) 총무
직업 : 무역업

"다른 사람들은 '마라톤'을 힘든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하기도 전에 겁낸다. 그러나 특별한 도구와 장소에 상관없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3년. 김 회장은 자신이 정한 목표를 위해서 연습을 하고, 그 목표를 해냈을 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단다. 목표의식과 자신감이 생겨 사업도 더 잘된다는 그.

건사모는 2008년 10월에 생긴 동호회로 같은 헬스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만들게 되었다. 이날 대회에는 회원들 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서 출전했다는 그는 "처음 뛰는 사람이 많아 걱정했지만, 다들 마라톤에 관심과 흥미를 느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대회에 처음 참가하는 회원들과 함께 평소 1시간씩 같이 뛰고, 10km코스 연습을 반복해서 했다는 그는 "운동할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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