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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길을 아시니, 나는 그와 함께 길을 가리라!'

20세기 영적 거장, 마틴 로이드 존스

등록|2009.03.06 11:51 수정|2009.03.06 11:51
"우리 모두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사람과 같다. 운명의 거대한 파도의 꼭대기에 올랐다가 어느 곳으로 다시 떨어질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 파도가 우리를 뭍으로 데려다 줄지 바다로 내몰아 갈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정말 알지 못하네"(매튜 아놀드)

과연 그렇다. 한 인간의 생애에 대한 전기를 읽다보면 우리 모든 인간의 한정된 생애의 키는 우리 자신의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이 시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라. 과연 내 자신이 의도하고 생각하고 계획했던 방향대로 왔는지, 아니면, 내 자신이 아닌 그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여기까지 와 있는 것인지 말이다. 로이드 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솔길의 선결조건은 그 길이 큰 길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많은 오솔길에서 방황하기도 하였고, 그 길을 잃기도 하였고, 지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프란시스 톰슨처럼 '하늘로 우리를 몰아가시는 분'이 내가 가는 이 길에 계심을 압니다. 결국 그 분이 나를 붙드시고 인도하사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을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책표지기독교문서선교회 ⓒ 이명화



육신을 치유하는 의학자에서 영혼의 치유자의 길로 들어서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20세기 청교도 후예이며 영적거인이라 불리는 마틴 로이드 존스를 만났다. 우선 로이드 존스의 생애를 축약해 놓은 얇은 책, <로이드 존스의 생애>(기독교문서선교회/박영호저)를 읽고 난 뒤, 청교도신앙사에서 펴낸 <마틴 로이드존즈의 초기 40년>(이안 머레이 지음/서문강옮김)과 <마틴 로이드존스 중기(1939-1959)>(청교도신앙사/이안 머레이/원광연 옮김)를 차례로 읽었다.

잠시 마틴 로이드 존스가 누구인지 언급하고 지나가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1899년 12월20일 부친 헨리 로이드 존스와 모친 막달렌 사이에 둘째 아들로 웨일즈 지방 카르디프 주의 도날드에서 태어났다. 1906년 봄엔 형 해롤드, 동생 빈센트와 함께 랑게이토 마을로 이사해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의사의 길을 버리고 목회의 길로 간 그는 1938년 웨일즈를 떠나 런던으로 간다.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협력목사로 취임하기 하루 전 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대피와 피폭의 상황을 견디며 설교 사역을 감당한다. 웨스트 민스터 채플 사역과 함께 국내외 다양한 설교와 강의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1981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소천하기까지, 그리고 그가 떠난 지금까지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짧은 한 인간의 위대한 생애 속에는 그가 품었던 영적 마인드가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통찰력과 지혜를 준다.

'그 아비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을 다시 팠으니…' 이삭이 했던 것처럼, 하나님이 쓰셨던 사람들의 생애들과 그 안에 역사하였던 성령의 역사를 재발견하고 옛 수원을 찾기 위해 다시 우물을 파는 노력을 한다면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우물을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그 샘을 파는 것 가운데 하나가 또한 이런 좋은 책을 읽는 것이다.

마틴 로이드 존스의 초기 40년(1899-1939)

책표지로이드 존스 ⓒ 이명화





비교적 얇은 책 속에 로이드 존스의 생애를 담은 <로이드 존스의 생애>를 먼저 읽고 난 뒤 방대한 분량의 전기를 한 권씩 읽어나갔다. 이안 머레이가 쓴 두껍고 방대한 분량의 전기를 앞에 놓고 책장을 펼치기도 전에 질릴까봐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방법을 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위대한 한 생애를 다룬 전기를 시간을 들여 읽는 것은 아주 유익하다. 하지만 그 방대한 한 생애를 축약해 놓은 얇은 책도 유익한 점이 많다.

드라마틱한 한 인간의 생애를 읽어가다 보면 너무나 방대해서 중도에 길을 잃기 쉬운데, 짧은 책은 중요한 점을 뽑아서 기록한 것이기에 그 큰 틀을 잡아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생애 전체를 담은(?) 전기를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된 책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보화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참으로 이런 책들을 '시간을 사서 정밀하게' 읽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독서광이었던 로이드 존스 역시 '하나님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전기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로이드 존즈의 초기 40년>은 1906년 조랑말 달구지를 타고 카디간 주의 랭게이토의 마을로 들어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린시절을 보내는 로이드 존스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아주 장난꾸러기 소년이다.

행복했던 어린시절과 시련, 성 바돌로매 병원(거기서 23세에 황실 주치의 도르 호드의 수석 조수가 된다)생활, 의학의 길을 계속 가느냐, 목회의 길을 가느냐를 놓고 갈등하다가 결국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27세의 나이에 애버라본의 카린주의 메서디스트 선교교회로 떠나 11년 반 동안 사역하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채플로 막 떠나게 되는 과정까지를 담고 있다. 한 마디로 로이드 존스 목사가 하나님이 쓰시는 말씀 사역자가 되기까지의 인도하심이 밀도 있게 증거하고 있는 책이다.

'당신의 옷을 팔아서라도 이 책을 사라. 그러면 '영감의 새 옷'이 그대의 옷장에 한 벌 걸리게 될 것이다.' 로이드 존스는 그의 나이 16세 때 의학공부를 시작하고 성 바돌로매 병원에서 유능한 의사로서 인정받고 의학의 길을 가지만, 회심 후 점진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목회의 길로 들어선다. 그것은 항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의사의 길이냐, 목회냐를 두고 오래 갈등하는 가운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가 10살 때 자기 집이 불타서 사그러져 내리는 것을 목도했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생의 변덕스러움과 불확실성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1918년엔 그의 형 헤롤드가 죽었고 그의 아버지 또한 4년 후에 별세했다. 성 바돌로매 병원에 있으면서 동료가 알고 지내던 여인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죽는 것을 보았다.

환자들이 육신의 고침을 받고 또 다시 죄 된 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하기도 하면서 육신의 의사보다 영혼의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다음 이야기이다. 결심을 하고도 망설이던 어느 날 밤이었다. 로이드 존스를 잘 아는 윌리암스씨는 그를 설득하여 목사의 길을 가지 못하게 만류하기 위해 극장을 데려갔다.

"우리들이 극장에서 나와 레스터 광장의 한 현란하고 번쩍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구세군 밴드가 어떤 찬송가 곡조를 연주하면서 지나갔다. 나는 바로 이 사람들이야말로 나의 사람들임을 알았다. 나는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탄호이저'라는 바그너의 오페라 중 하나의 주제가였는데, 그것은 두 개의 잡아당기는 힘이었다.

하나는 세상이 잡아당기는 힘이었고, 다른 하나는 순례자들의 노래가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 둘 사이의 대조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그 오페라의 주제였다. 이 밴드 음악과 찬송가가 울리는 것을 들을 때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들은 내 사람들이다. 나는 바로 이 사람들에게 속하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들에게 속하려고 하고 있다."

그를 설득하려고 친구는 화려한 극장에 데리고 갔지만, 로이드 존스는 상층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면서 상층사회에 살아야겠다는 야심을 모조리 죽여버린 셈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사역하기 위해 부임해 간 곳은 문제가 많았던 샌드필즈 베들레헴 교회였다. 문제가 많았던 교회가 새롭게 변해가고 수많은 사람들, 계층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이 이 교회로 몰려온다. 11년 반 동안 이곳에서 놀라운 부흥의 역사들이 번져나갔다.

로이드 존스 목사가 북아메리카에서의 전도에서 생긴 일이다. 약 150명 정도가 참석한 집회였는데 설교를 마친 후 그 중에 나이든 신자가 그를 찾아와 물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토론토에서요."
"아, 그게 아니라, 어디서 오셨습니까?"
"영국 웨일즈에서요."
"아니요, 제가 말씀드릴께요. 당신은 하나님께서 하늘나라로부터 여기에 보내셨습니다."

라고 노인은 말했다. 그 노인은 여러 해 동안 수련회에 참석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동안 복음을 잃어버리고 세속회되어 가고 있었는데 웨일즈 목사의 방문은 자신의 기도 응답이라고 확신하였다고 했다. 로이드 존스 목사가 마지막 순서를 맡은 금요일 아침에는 거대한 음악회장으로 장소를 옮겨야 했다고 한다. 6,000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마틴 로이드존스 중기(1939-1959)

책 표지이안 머레이 ⓒ 이명화



1926년 마틴 로이드존스가 장래가 보장되어 있는 의사로서의 런던 생활을 버리고 아버리본의 샌드필즈의 베들레헴 전진 운동교회의 강단으로 향한 뒤 11년 반 동안의 사역을 끝내고 런던 웨스트민스터 채플로 옮겨가게 되면서 <마틴 로이드 존스 초기 40년>은 끝을 맺고,  이제 막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줄도 모르고 런던 웨스트민트스 채플에 도착한 로이드 존스, 전쟁의 한가운데서 교회를 지키며 설교를 전한다.

웨스트민스터 채플과 다양한 국내외 사역들, 그의 40대와 50대에 펼치는 왕성한 그의 사역들까지 <마틴 로이드 존스 중기(1939-1959)>는 담고 있다. 세속화되어가는 교회들을 바라보며 끝까지 철저한 성경중심의 신학을 고수하며 외롭게, 그러나 굽히지 않고 나아가며 영향력을 끼치는 그의 행보를 눈으로 볼 수 있다.

로이드 존스 박사의 생애의 많은 부분을 한 교회 목회자로 보냈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세계에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설교를 들은 많은 사람들의 신앙과 삶이 변화되었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다. 또한 그의 왕성한 사역활동 가운데 기독교적 성격을 띠는 중요한 사건들 가운데 그가 이리저리 관련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영국 자유교회의 쇠퇴, 복음주의 기관들과 선교회 시대의 쇠퇴, 에큐메니칼 운동의 등장, 제3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심, 오십 년대에 절정에 오른 전도집회를 통한 전도, 칼빈주의 신앙의 재등장 등 온갖 일들에 관련되어 있었다. 로이드 존스목사는 자유주의 신학의 물결 속에서 칼빈주의적 원리를 양심적으로 지키는 그의 입장 때문에 홀로 서 있는 듯한 외로움을 겪어야 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교회의 처지에 대한 합당한 설명은 오직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자신의 배도입니다...곧 '무엇이 교회의 권위를 빼앗아 갔는가?'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메시지의 확실성이 무시되어버렸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교회가 수많은 대중들에 대한 장악력을 상실해 버린 것입니다...교회는 성도들에게 단번에 주신 말씀을 왜곡시키고, 그것을 다른 것으로 대체시킨 일에 대해서 회개해야 합니다.

교회는 성경 속에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를 대적하여 자기 자신의 사고와 방법론을 세운 것에 대해 회개해야 합니다. 교회에 영적 능력이 없고, 또한 멸망으로 향하는 세상을 향하여 성령의 능력으로 살아 있는 메시지를 전할 힘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1954년 IVF총회에서 행한 강연 중)"

오늘날의 영국은 어떠한가. 로이드 존스가 우려했던 교회의 배도와 세속화, 그로 말미암아 교회가 텅텅 비는 작금의 현상이 그것을 증거 한다. 지금 현재 유럽, 특히 영국에서는 800대의 버스와 지하철에 광고가 게시되었는데 그 광고는 무신론자들이 일부러 돈을 들여서 배포한 것이라 한다. 거기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신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제 걱정을 멈추고, 인생을 즐겨라."

성경에 그리스도의 예언의 말씀을 들을 때에 유대인들은 '이제 임하게 하라'고 희롱하듯 말했다. 한술 더 떠서 '그의 피가 우리에게 임할지로다'라고 외치기까지 했고, 그 말대로 되었다. 40년 후에 그들의 성이 '먼지에 휩싸였고, 투투스의 처참한 살육에서 피한 자들은 노예가 되어 로마로 끌려'갔다. 오늘날의 유럽교회들이 왜 텅 비게 되었을까.

왜 영국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성경을 떠난 세속화된 신학이 자리하고 있다. 로이드 존스는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두는 믿음이야말로 16세기나 그 이후 시대나 사람들을 위한 '영적인 비상식량'이라고 믿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베드로전서1:24-25)

참으로 우리 인생이 풀과 같고 그 모든 영화가 풀의 꽃과 같아서 금방 눈에 보이다 사라지는 것들임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절감할 때가 많다. 모든 인간은 절대자의 콧김으로 한번 훅~하고 불면 날려 가버릴 먼지와 같고 티끌과 같은 존재들이다. 모든 명예가 그렇고 부가 그렇고 코끝에 생명이 있는 목숨이 또한 그러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느냐? 어떻게 살 것인가? 는 중요하다.

육신을 고치는 의사에서 영혼을 치유하는 길로 들어선 로이드 존스목사는 1981년 이 세상을 떠나 영원한 나라로 갔지만, 그가 남긴 유산과 영향력은 위대하다. 본서는 마틴 로이드 존스의 40대와 50대의 왕성한 사역기간에 나타난 놀라운 역사들을 성실하고 심도 있게 제시해 주고 있는 책으로 목회자나 신학생은 물론 성도들에게까지 복음 사역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훈을 준다.

마치 어둠 속의 불을 밝히는 등불처럼, 이 시대에 길을 밝히는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틴 로이드 전기는 <마틴 로이드 존스 초기 91899-1939>, <마틴 로이드존스 중기(1939-1959)>, <마틴 로이드 존스 후기(1959-1981)>까지 총 3권이다. 후기는 아직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지 않았다. 로이드 존스의 저서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후기'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로이드 존스목사의 기도로 글을 맺을까 한다.

"오 주여, 이제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대화와 논의들을 주께 맡기고 부탁하옵니다. 주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갖는 그것을 이루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 일에 관심을 두지 않겠나이다. 우리에게 육신적인 관심사가 없는지 두렵사옵니다. 오오, 사랑하시는 주님, 기도하옵니다. 우리를 보호하시고, 막아주시고, 모든 일을 다스리시사 이 일이 온 세상 각처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경건한 남녀들에게 유익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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