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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겨울의 선물, 춘백숲 참 좋아라

해운대 상징의 동백섬의 동백숲길

등록|2009.03.07 15:32 수정|2009.03.07 15:32
동백꽃은 겨울꽃이다. 그러나 봄에 피는 동백을 춘백이라 이른다. 해운대 동백섬에 춘백이 활짝 피었다. 비가 온 후 만개한 춘백의 향기는 더욱 그윽하다. 붉은 동백숲은 신비한 바다 의 하얀 물안개로 병풍처럼 둘러 싸였다. 이른 아침 동백섬 공원은 매우 한적하다. 한적한만큼 동백숲의 향기는 저희끼리 향그롭다고 소근대는 듯….

동백섬, 동백꽃 향기와 함께최치원 동상 ⓒ 김찬순

  3월인데도 꽃샘 바람은 콕콕 바늘처럼 볼을 찔러 댄다. 올해도 하얀 겨울이 남기고 간 선물 같은 동백꽃 구경하러 일찍 집에서 나왔다. 정말 해운대 동백섬의 동백꽃은 너무나 유명해서 신선하게 이야기하기 힘들다. 그러나 늘 찾아와도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선물 하는 동백섬은 늘 바다 냄새나는 동백숲을 품에 안고 있어 동백기름을 바르고 쪽을 찐 조선의 여인처럼 신비롭다.   그 옛날 신라시대의 시인 최치원의 동상 앞에 서면 나는 걸어다니는 동백나무가 된다. 동백은 산다화, 다매화, 해홍화 등으로 불리운다. 꽃말은 자랑이다. 동백숲으로 가득한 동백섬은 동백숲만 있는 게 아니다.  벚나무 소나무 이팝나무 등 수려한 나무들이 산책로 따라 걸어다니는 듯 이어져 있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동백섬 입구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시간을 잊는다. 시간을 잊은 길은 빙빙 돌아서 나오면 다시 동백 숲 사이로 파도소리에 이끌려 해안가의 절경을 바라보게 된다.  

겨울이남긴 선물, 동백꽃 ⓒ 김찬순

  오랜세월을 바닷물에 절인 뿌리를 지녀 저렇게 싱싱한데 녹슨 신기루의 표백을 위해 연연한 꽃잎 푸르렀다. 아예 서러움이란 죽음 같은 것 모진 해일이 휩쓸 경각에도 뿌리에서 불뿜는 활화산이 되어 펄펄 나래를 돋힐 동백이여 ! <동백꽃>-'남구봉'  

동백숲 ⓒ 김찬순

  해운대 구청에서는 최근 해운대의 상징물을 구민들에게 공모를 통해 찾고 있다. 해운대의 상징은 뭐니 뭐니 해도 동백섬이 아닐까. 동백섬의 붉은 동백꽃은 떠오르는 해운대의 일출을 닮았다. 산책길이 동백숲으로 이루어진 동백섬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적격이다.   동백섬은 육지와 이어진 아름다운 미항 여수의 오동도와 자매처럼 닮은 섬이다. 여수의 동백꽃과 부산 해운대 동백꽃은 그 지역의 차이처럼 그 빛깔이 다르다. 마치 선술집 늙은 색시의 립스틱 색깔을 닮았다. 화사하면서도 처연하다. 툭툭 모가지 채 떨어지는 동백꽃의 낙화를 선비의 낙향에 비교하는 이도 많지만, 동백섬의 동백꽃은 헤어진 아픈 이별의  눈물 같이 가슴 찡한 붉은 핏빛같기도 하다.  

동백섬으로 가는 문 ⓒ 김찬순



하얀 겨울이준 선물, 춘백 ⓒ 김찬순

동백꽃은 시인이나 문사에게 애상을 받아온 사상(史上) 명화의 하나이다. 꽃가루를 동박새가 나르므로 조매화라고 이르기도 하는 동백꽃은, 꽃잎이 넓어서 접시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백나무 아래 세워진 시비의 구절처럼 동백꽃은 사람의 발길의 짓밟혀도 이를 참고 견디는 인내의 꽃, 어둠을 뚫고 다가오는 새벽의 꽃이자, 추운 겨울이 남기고 간 선물 같은 꽃이다.   해운대 동백섬의 춘백은 그래서 동백섬을 찾아오는 여행객에게 아름다운 선물 같은 꽃이다. 해운대 동백꽃은 아직 피지 않아서 서운케 하는 꽃도 아니다. 해운대 동백꽃만 보러와도 선물을 받아가는 듯 가슴 뿌듯해지는 꽃. 춘백의 꽃 친구들은 또 놀러오라고 붙잡는 선술집 색시처럼 뒤돌아서는 길을 돌아보게 하는 꽃, 그리움의 꽃이다.

동백꽃접시꽃 ⓒ 김찬순


동백섬동백숲속의 하얀 안개 같은 바다 향기처럼 ⓒ 김찬순



붉은 댕기 밤물치마 삼단머리로
동백 따는 아가씨 고운 아가씨
동백 따서 단장하고 시집 갈란다.
백일 단장 받아 놓고 동백을 따니
에헤라 달밝은 뒷동산 동백꽃이
헤에라 좋구나
<동백따는 처녀>-' 대구지방 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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