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불법 매립 왜 단속 않나?
환경단체 "한국농촌공사 모른 척" ... 한국농촌공사 "현장 조사 하고 있다"
▲ 주남저수지 일대가 몇 해 전부터 경작 등을 위해 조금씩 매립되고 있어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나섰다. ⓒ 마창진환경연합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 일대가 여러 해에 걸쳐 불법매립이 자행되어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나섰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몇 해 전부터 한국농촌공사 창원지사에 매립과 관련한 실태조사와 감사를 청구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한국농촌공사는 모르는 척 넘기고 있다"면서 "저수지를 매립할 경우 집중호우 시 담수 역할을 못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환경부 장관과 경남도지사가 밝힌 습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전 약속은 오히려 습지의 불법 매립과 훼손으로 얼룩지고 있다"며 "수십 년 동안 자라고 있던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밑둥까지 잘려나가고, 물길은 막아서 길을 냈으며, 울창하던 갈대숲을 불태워 밭으로 변모시키고 여기저기 대충 가건물을 들여놓았다"고 지적했다.
매립과 관련해 이 단체는 "도대체 어디가 얼마나 매립되었는지, 어느 곳이 사라지고 땅모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도무지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경상남도, 창원시, 농촌공사 창원지사 그 어느 기관에서도 이것과 관련한 자료를 갖고 있는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 년 전에 대충 땅 파서 만들고 덮어버린 하수로도 아닌데, 훤히 눈에 드러나 보이는 곳이 야금야금 잠식되고 사라지는데도 아무도 이를 알지 못한다.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며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다고, 그저 관행이라고 눈 감고 외면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들은 "주남저수지에 철새들이 날아들어도 배를 띄워 고기를 잡았었고, 얕은 곳은 대충 흙으로 메워서 땅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 때의 주남저수지의 가치는 그 사람들에게는 딱 그만큼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한국농촌공사는 주남저수지 일대에서 그동안 불법으로 매립된 구간에 대한 정확한 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면서 "관련 자료가 없다고 하니 대조해 볼만한 것도 없겠지만 주민들을 만나보면 분명히 확인가능한 일들이다"고 촉구했다.
▲ 주남저수지 일대가 몇 해 전부터 경작 등을 위해 조금씩 매립되고 있어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나섰다. ⓒ 마창진환경연합
또 이 단체는 "창원시 또한 습지의 보존과 체계적인 관리라는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주남저수지에서 철새들의 월동환경이나 취식환경이 파괴되고 축소되는 현실에 대해 지금껏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람사르 총회 이후 3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습지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오히려 습지를 매립하고 습지를 파괴하는 것을 관리감독은 고사하고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더 이상 주남저수지가 축소되고 망가지는 것을 모른 척 해서는 안된다."
마창진환경연합은 "농촌공사 창원지사든 창원시든 이런 불법행위들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을 들을 수 없기를 바란다"면서 "몰라서도 안되고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는 "불법 매립이라는 주장이 있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여러 해 전부터 경작과 관련해 매립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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