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는 재보선 5:0 막을 유일한 대안?
박 대표, 16일 휴가에서 복귀... 울산 북구 출마로 기운 듯
▲ "4월 재보선 출마, 때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마 결정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4월 이전에 안되겠어요?"라고 반문, 즉답을 피해가면서 순간 폭소가 터져나왔다. ⓒ 남소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5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16일 당무에 복귀한다.
박 대표 쪽에서 "8개월 만의 첫 휴식이 휴식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5일간은 '고민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박 대표가 16일 당무에 복귀하면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희태 대표의 출마는 '5전 5패' 막아줄 유일한 카드?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한 핵심측근은 "4월 전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에 출마여부를 공식적으로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윤두환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지 며칠 안 됐는데 급하게 출마를 결정하는 것은 모양새가 안 좋다"며 "3월 말까지 시간 여유를 갖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4월 15일까지 한 달이나 남았는데 그렇게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번 주에 출마 여부를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과 박 대표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종합할 때, 박 대표는 울산 북구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 같다. 당에서 재보궐선거 출마를 촉구하고, 박 대표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통해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가 출마 쪽으로 자신의 거취를 정리하고 있는 배경에는 '5전 5패'의 가능성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현재의 한나라당 후보군으로 4·29 재보궐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당 우세지역인 전주 덕진과 전주 완산갑은 물론이고 인천 부평을과 경북 경주, 울산 북구 등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박 대표가 울산 북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특히 야권이 단일화될 경우 그에 맞설 대항마가 없어서 박 대표가 출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접은 인천 부평 을의 경우에도 확실하게 승리할 후보가 없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고 있는 모양"이라며 "현재 공천을 신청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민주당의 특정 후보에게 밀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의도연구소에서는 박 대표의 출마를 전제로 진보정당의 단일후보로 거론되는 조승수 전 의원과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각각 대입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의 출마는 청와대의 의중도 실려 있다. 박 대표의 승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로부터 중간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수도권지역인 인천 부평을 출마를 검토했던 것도 그런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야당의 '중간평가론'을 막아줄 유일한 대안이 박 대표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에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 대표의 청와대 회동은 박 대표의 선택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 출마에는 박 대표 개인의 욕망도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출마가 회자되기 시작한 지난해 가을부터 "원내에 진입해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20여 년의 정치활동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번 주부터 울산 북구 공천문제를 논의할 예정"
한나라당은 오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 공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주부터 울산 북구 공천문제를 당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만 10여 명에 이른다"며 "다만 전략공천 여부는 공천심사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두환 의원이 오토밸리 조성 등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다가 의원직을 상실해 애석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큰 인물, 힘있는 인물이 와서 북구의 그랜드 디자인을 해주는 게 좋다는 의견도 많다"고 울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난 목요일(12일)에 의원직 상실 판결이 났기 때문에 아직 뜨겁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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