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령 오백년 노거수팽나무가 코끼리 모양이라더니 나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네... ⓒ 김찬순
입에서 나온 화(禍)로 사라진 대원사 모든 화(禍)는 입에서 나온다고 한다. 해서 '석가모니'는 '일체 중생의 불행한 운명은 그 입에서 생기고 있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이며 몸을 찌르는 칼날이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나무가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기이한 입소문에, 대운산 노거수 팽나무 한그루를 찾아 먼길을 왔으나, 정말 입소문처럼 내 눈에는 노거수가 코끼리 모양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황량한 사막 같은 느낌의 절터에 서 있는 팽나무는 사라진 대원사 불탑의 현현처럼 여겨져,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올려다 본 노거수는 위풍당당하다. 마치 오백년 된 절 한 채처럼…. 이 절은 신라시대 고봉스님이 창건했다는 기록이다. 그러나 폐사가 된 일은, 정조 10년 대원사의 주지 스님의 입에서 나온 어쭙잖은 말 한마디의 화로 인해, 빈대가 들끓어 그만 절이 사라졌다는 구전이다. 사람이 아무리 조심해도 좋은 것은 입인데, 하물며 도를 닦는 스님이 되어서 함부로 생각 없이 한 말이 씨가 되어 재앙을 부른 셈인가.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르면 남목의 열암사, 연암의 백연암, 웅촌의 운흥사, 율리의 망해사와 청송사, 언양의 연고사, 삼남의 석수사와 같이 나란히 등재되어 있다.
▲ 대운산진달래 꽃길 ⓒ 김찬순
이때 주지 스님은 불자들이 하도많이 와 귀찮아 죽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이 말을 듣게된 도사는 "마을로 내려가는 큰길을 내면 불자들이 찾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도사는 절을 떠나 버렸다고 한다.
▲ 빈대로 폐사가 된 대원암이내원암이 된 사연은, 알고 보면 입에서 화를 부른 이유. ⓒ 김찬순
스님은 도사의 이야기를 듣고, 산모퉁이를 헐어 큰 길을 만들었다. 그런데 길을 만드는 도중 돌부처가 나왔는데 그만 삽과 괭이에 찍혀 목이 떨어지고 떨어진 목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있은 뒤에 갑작스럽게 절에 빈대가 들끓고, 많은 빈대 때문에 사람들이 견디어 낼 수가 없어 쓰레받이에 쓸어담아 낼 정도였고, 이를 큰 웅덩이에 버렸는데 이곳을 빈대소라고 이름 한다. 지금도 절터의 바위를 뒤져보면 빈대의 껍질이 나올 정도라고 이곳 마을 사람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지금 절터에 남아있는 현하당(縣河堂)이라 음각된 부도에 새겨진 '현하당'이란 이름은, 당시 대원사에 계셨던 스님의 이름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 내원암가는 길 ⓒ 김찬순
▲ 대운산에서진달래 꽃길 ⓒ 김찬순
▲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 김찬순
▲ 대운산바위와 물 그리고 계곡 ⓒ 김찬순
▲ 대운산에서한눈에 보이는 울산 시가지 ⓒ 김찬순
▲ 대운산 버스시간표 ⓒ 김찬순
덧붙이는 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을 시는 부산과 울산 잇는 14번 국도에서 송정해수욕장 경과 울산온양-기장군청-울산울주군 온양읍(구) 입간판을 확인하고 장안사입구를 경유, 대운산 입구에서 '산여울' 간판을 확인하고 대운산 내원암계곡-굴다리 통과 제3주차장에 하차하면 된다. 주차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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