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엔 하얀 눈, 섬진강변엔 은은한 매화 향기
전남 광양시 백운산 산행을 다녀와서
▲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 김연옥
나는 지난 14일 백운등산클럽 회원들과 함께 매화꽃도 보고 산행도 즐길 수 있는 전남 광양시 백운산(白雲山, 1218m)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백운산, 매봉, 갈미봉, 쫓비산을 오른 뒤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로 하산하는 산행 코스라 꽤 많이 걸어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힘든 산행 끝에 섬진강과 어우러져 피어나는 매화를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끌렸다.
백운산에서 봄 속의 하얀 겨울을 맞다
▲ 백운산 정상. ⓒ 김연옥
황홀한 마음이 그런 것일까, 신선대에 가까워지자 나뭇가지에 마치 흰 꽃이 핀 것처럼 생각지 못한 멋진 상고대가 피어 있는 게 아닌가. 겨울이 우리들에게 깜짝 놀랄 만한 마지막 선물을 주고 주춤주춤 뒷걸음치는 듯했다. 아무튼 매화를 보러 봄 산행을 왔는데 겨울 산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으니 참 재미있는 일이다.
▲ 신선대에서. ⓒ 김연옥
▲ 하얀 눈으로 뒤덮인 백운산. ⓒ 김연옥
▲ 백운산 정상에서. ⓒ 김연옥
바윗덩어리인 백운산 정상에 이른 시간은 11시 50분께. 바람이 드세게 불어오고, 오르내리는 등산객들도 많아 위험했다. 게다가 매봉으로 가는 길을 못 찾아 잠시 헤매기도 했다. 매봉으로 가는 길에도 차가운 바람이 어찌나 불어 대는지 귀가 시렸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한참 걸어가다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무화과잼을 바른 빵을 배낭에서 꺼내 먹었다.
▲ ⓒ 김연옥
▲ ⓒ 김연옥
갈미봉(519.8m)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15분께. 그곳에서 15분쯤 더 가자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바위가 있었다. 멀리 지나온 백운산도 보이고 지리산 천왕봉도 아스라이 보였다. 무엇보다 잔잔히 흘러가는 섬진강 풍경에 내 마음이 설렜다.
매화 향기 은은한 광양 매화마을로
▲ 매화꽃이 피어나는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 김연옥
드디어 매화마을(광양시 다압면 도사리)에 들어섰다. 본디 이름은 섬진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아름다운 섬진강이 고요히 흐르고 있고, 이른 봄이면 온 마을이 매화꽃으로 뒤덮이면서 축제가 열리게 된다. 그날은 마침 광양매화문화축제 첫날이라 매화꽃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 ⓒ 김연옥
▲ 섬진강. ⓒ 김연옥
아직 매화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섬진강과 어우러진 매화마을의 봄은 참으로 정겹고 따뜻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정다운 사람이 곁에 있고, 고요한 강이 흐르고, 도란도란 나누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매화의 은은한 향기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매화꽃으로 피어나는 듯한 예쁜 환상에 젖게 될 지도 모른다. 7시간 동안 걸었으니 그날 많이도 걸은 셈이다. 그래도 매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힘든 산행도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3월 14일부터 열린 제13회 광양매화문화축제는 3월 22일까지 9일 동안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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