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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새통 시내버스 학생들 '고역'

천안 목천·병천고 등교시간에 시내버스 붐벼 불편 가중

등록|2009.03.17 11:50 수정|2009.03.17 11:50

▲ 학생이 승차를 기다리지만 400번 버스의 승객이 많아 앞문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 윤평호




"시내버스 때문에 학교 다니기가 짜증나요."

목천고 3학년에 재학중인 김모양(19)은 학교에 갈 때마다 한차례씩 홍역을 치른다. 천안시 삼룡동에 거주하는 김양이 학교까지 등교를 위해 이용하는 시내버스는 400번. 지난 2일 개학 이후 김양은 일주일에 2~3일은 제때 시내버스를 타지 못해 지각을 했다. 정류장에 늦게 나간 것은 아니다. 학생들로 만원이 된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서지 않고 통과하거나 정차해도 공간이 없어서 도저히 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천안시 읍지역에 소재한 목천중·고등학교와 병천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시간 시내버스가 북새통을 이루며 통학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천안 도심에서 목천중·고와 병천고까지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400번이 유일하다. 400번은 시내버스 16대가 종합터미널에서 천안역~남부오거리~목천중.고교~한국기술교육대학~병천고 구간을 오전 6시부터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0분 간격이지만 도심에서 목천중·고교와 병천고를 운행하는 유일한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시내버스는 만원을 기록하기 일쑤이다. 도심에서 이미 학생들로 시내버스 안이 꽉 차면서 삼룡동 등 도심외곽이나 목천읍 일원의 학생들은 시내버스를 아예 타지 못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일부 학생들은 등교 시간을 어기지 않기 위해 만원 버스에 탑승하느라 애를 쓰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전 7시50분쯤 구성동 시내버스 정류장에 들어선 400번 버스는 이미 도심에서 승차한 학생들로 꽉 차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학생들의 승차를 위해 운전기사는 여러 번 시내버스 앞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 턱까지 자리한 학생들로 열지 못했다. 학생들은 뒷문으로 겨우 승차했다.

등교시간 만원버스로 통학난이 가중되자 학생들과 학교는 시내버스 배차간격의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시도 만원버스에 따른 학생들 통학 고충은 알고 있지만 시내버스의 배차간격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

임대수 천안시 교통과장은 "시내버스 이용자가 집중하는 아침 시간에는 모든 버스가 운행중에 있어 400번 노선의 배차 간격을 줄이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향후 시내버스의 지속적인 증차 등을 통해 400번 노선의 배차간격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천안시는 시내버스 증차를 계획하고 있지만 시기나 증차 대수는 미정이다.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원은 "이용자들의 수요 충족은 대중교통의 첫 번째 원칙이자 목표"라며 "당장 시내버스 증차가 어렵다면 낮 동안 배차간격을 늘리고 등교 시간에 차량을 집중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1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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