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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대표 "정동영 입국하면 만나겠다"

민주당 '전주 덕진' 전략공천 결정... 정동영 배제론 '솔솔~'

등록|2009.03.18 17:38 수정|2009.03.18 17:38

▲ 지난 18대 총선에 출마한 정동영 전 장관. ⓒ 권우성



정동영 전 장관의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에 분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대표가 "정동영 전 장관이 입국하면 만나겠다"고 밝혀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정 대표는 1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정 전 장관이 입국하면 즉시 최고위원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만난 뒤 의논해 (전주 덕진 공천여부를) 책임있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분란을 막기 위해 자신이 직접 총대를 매겠다는 뜻이다. 대부분 최고위원들이 '정동영 출마'를 반대하는 분위기로 볼 때, 정 대표가 주도한 만남은 사실상 정 전 장관의 '양보'를 요구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이미 당 지도부가 '정동영 배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에서는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 지역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했다. 전략공천지역은 후보자 등록도 받지 않고, 당 공천심사위원회 심사도 받지 않는다. 당 지도부가 모든 칼자루를 쥐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정동영 전 장관을 배제하기 위해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동영 배제론'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결정이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전략공천지역 선정은 선거 전체 구도를 짜는데 당의 종합적 판단을 위한 여지를 둔다는 의미"라며 "(덕진 전략 공천은) 당이 갈등하거나 하는 방향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는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을 낙마시킬 것이라는 추측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17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심사 방법과 절차, 기준을 발표했다. 민주당 공심위는 이날 회의에서 심사 기준 중 당선가능성 반영 비율을 40%에서 30%로 낮췄다. 또 심사 방향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인 인사 △기득권·이해관계 배제 △당 화합 발전에 기여할 인물 △주민 소통을 중시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할 인물 △비리 및 부정 등 구시대적 정치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는 제외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민주당이 공천심사 기준 중 당선가능성 비율을 30%로 낮추고, 심사 방향에 '미래지향적 인물'로 내세운 점을 놓고도 정 전 장관을 겨냥한 기준 마련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 때도 민주당은 "정 전 장관과 관련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귀국 전 말 아끼는 정동영... 내주 초 지도부와 회동 이뤄질 듯

아직까지 민주당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서 내놓고 있다. 당 지도부가 아무 것도 결정한 게 없다는 얘기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18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동영 전 장관은)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또는 그 지역(전주 덕진)에 나가면서 본인이 주장하시는 대로 할 수도 있다"며 "이런 가능성은 한 번도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결정돼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출마 선언 이후 극히 말을 아끼면서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가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오늘 오전 통화할 때 최고위의 전략공천 결정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반응없이 듣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정동영 배제론'에 대해 "전주 덕진 전략공천 결정이 정 전 장관을 배제하기 위한 수순은 아니라고 본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최 의원은 "전략공천은 승리를 위해 하는 것인데, 정동영을 빼고 승리할 비책이라고 볼 만한 방안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당의 결정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오는 22일 오후 4시 30분 미국발 비행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르면 내주 초 민주당 지도부와 정 전 장관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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