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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 왜 한나라당만 명예박사-초청특강 줄 잇나?"

부경대학교, 박근혜-안경률 명예박사학위, 공성진 의원 이어 홍준표 의원 특강

등록|2009.03.19 17:31 수정|2009.03.19 19:01

▲ 21세기 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생연합은 20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부경대에서 강연할 때 피켓을 들고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대학생연합이 지난 18일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 부경대련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명예정치학박사 학위 수여(2008년 11월),
한나라당 사무총장 안경률 의원 명예정치학박사학위 수여(2008년 2월),
한나라당 최고위원 공성진 의원 초청특강(2008년 3월 1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준표 의원 초청특강(3월 20일 예정).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국립 부경대학교(총장 박맹언)에서 한나라당 인사들의 명예박사학위 수여와 특강이 줄을 잇고 있다. 부경대 총학생회는 19일 "계속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강연을 개최하는 학교본부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경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공성진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초청특강을 하면서 "반값등록금은 집권 전 이야기, OECD 국가 중 이렇게 등록금이 싼 학교가 어디 있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강연이 계획되자 총학생회가 반대하고 나선 것.

부경대 총학생회는 "한나라당 지도부이자 원내대표인 홍준표 국회의원의 초청특강에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반값등록금 공약에 필요한 예산은 5조원인데 고작 2072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한나라당에서는 더 이상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해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없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초청특강에 와서 할 말은 무엇인가?"라고 따지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학등록금 문제의 해결에는 생색내기식 지원형태로 넘어갈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생들은 "등록금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보며 학교본부는 무슨 생각으로 한나라당 의원의 초청특강을 진행하는 것인가?"라며 "얼마나 더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줄을 댈 것이며 그 속내에 대해 궁금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대학생연합 "홍준표 원내대표의 강연 중단하라"

'21C 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생연합'도 이날 "청년실업 방관, 반값등록금공약 이행하지 않는 한나라당은 대학 강연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공성진 최고위원의 강연에 대해, 대학생연합은 "강연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하나같이 분노하였으며 지금의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한나라당의 현실을 잘 보여준 강연이라고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강연에 대해, 대학생연합은 "'선진강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고 하고, 또 이번에는 무슨 막말과 개념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낼 것인가?"라며 "한나라당은 아무런 가치 없는 강연을 당장 중단하고 대학생들의 요구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연합은 "홍 원내대표는 부경대 강연을 즉각 폐기하고,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5조원 확보를 위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면서 "대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부경대학교 강연을 강행할 시에는 대학생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연합은 이날 홍 원내대표의 강연에 앞서 대학본부를 항의방문한 뒤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대학생연합은 강연 시작 전과 후에  "반값 등록금 공약이행, 비정규직 기간 연장 반대, 고용불안 해결하라, 2072억 생색내기 말고 5조 예산 편성하라"는  내용으로 피켓을 들고 서 있을 예정이다.

부경대 측 "아무래도 대학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부경대 홍보실과 종합인력개발원 측은 "명예박사학위는 대학원에서, 특강은 각 부서별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경대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며, 지시에 따라 맡아서 하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학교를 방문하고 강연 등을 하면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현안 사업에도 도움이 되고, 대학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근래 들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야당 정치인의 강연이나 명예박사학위 수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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