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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있는데 아이 손잡고 무단횡단하는 엄마

어린이집에선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등록|2009.03.19 19:51 수정|2009.03.19 19:51

▲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엄마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하는 어린이집 아이,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하고 있는데요 아이는 이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요? 분명 어린이집에서는 이래선 안된다고 배웠는데 말이죠. ⓒ 윤태


19일 경기도 성남의 모처. 한 엄마가 어린이집이 파하자 아이의 손을 잡고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약 15미터 떨어진 곳에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그것이 귀찮아 아이와 함께 무단횡단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무얼 배울까요? 가장 기본적인 예의범절과 규칙을 배웁니다. 무엇보다도 안전에 신경써야 할 시기인만큼 안전수칙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합니다. 분명히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켜지면 한손을 번쩍 들고 좌우를 살피며 뛰지말고 천천히 건너가라고 교육을 받습니다.

어른들의 '귀차니즘'으로 혼란해하는 아이

그런데 밖에 나오면서 그 배움과 규칙이 이렇게 깨집니다. 어른들의 '귀차니즘'으로 아이는 혼란해 할 겁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이렇게하면 안된다고 분명히 배웠는데 지금 '이렇게'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이가 "엄마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이렇게 길 건너지 말라고 했는데 왜 건너요?" 라고 물어보면 아이 엄마는 어떻게 대답을 해줄까요?

저도 다섯 살(44개월) 아들 새롬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가 깜빡잊고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아빠 왜 안전벨트 안매요?"라고 바로 질문 들어옵니다.

어린이집에 다닐쯤 아이들의 기억력과 모방력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뭐든지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능력이 있죠. 우리 아들에게 친가, 외가 할머니 할아버지 함자 알려주고 약 5분 정도 교육시키고 며칠 후 물어보면 할머니 할아버지 함자를 정확히 기억해냅니다. 또 불쏙불쏙 과거 일을 기억해 내 말을 하면서 저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아이 앞에서 물한컵도 함부로 마시면 안되는 중요한 시기

정말 이 시기에는 아이들 앞에서 물한컵도 함부로 마셔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든지 따라하고 금세 습득하기 때문이죠. 이 시기 아이들의 눈과 생각은 어찌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거리의 CCTV보다 더한 감시자라고 할까요?

이것은 교육입니다. 옳고 그름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실생활에 적응시키는 중요한 단계에 어른들의 이러한 행동은 아이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 줍니다. 타인이 아닌 부모가 하는 일인만큼 아이는 무조건 믿고 따르고 정당하게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허울좋은 규칙 혹은 불필요한 규칙이 아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규범, 규칙이기 때문에 다소 귀찮더라도 아이에게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어린이집에 오갈 때 늘 이런식으로 무당횡단을 지속한다면 아이는 어느 순간 스스로 도로를 무단횡단 할수도 있겠지요. 엄마가 한눈을 팔거나 특별한 상황에서 그동안 엄마와 함께 지속해왔던 행동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기다가 일을 그르치기라도 한다면 부모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이에게 뭐라고 말을 해줄까요?

뭐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오바를 하는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성인 혼자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별 것 아닌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한 이는 교육입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스펀지처럼 뭐든지 빨아들이고 따라하는 중요한 시기의 올바른 가치간과 규범, 규칙을 배우는 교육이라는 말이지요.

▲ 아들 새롬이는 횡단보도 건널때 손들고 천천히 걸어가라고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아빠 잘 봐"하면서 먼저 건너갑니다. 이것은 교육입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규범을 익혀야하는 중요한 시기의 교육이지요. ⓒ 윤태

덧붙이는 글 블로거뉴스에 동시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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