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또 "10곳 연안매립"-환경단체 "환경파괴 정부"
마창진환경연합 '람사르 이후 습지보전정책 없어'
▲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회는 성동산업이 신청한 연안 매립 계획에 대해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월 26일 마산만 연안 매립에 반대하며 성동산업 앞 바다 위에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이명박 정부 들어 또 대규모 연안 매립이 결정되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람사르 총회를 열어 습지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지난해 7월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두 번째로 18일 열렸던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회는 전국 10곳(3곳 축소)의 연안매립을 결정했다.
국토해양부, 7곳 반영-3곳 축소
국토해양부는 중앙연안관리심의회의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변경에 대한 심의ㆍ의결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당초 전국 15곳에서 매립기본계획 신청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7곳은 계획신청 그대로 반영하고, 3곳은 축소했다. 5곳은 반영하지 않아 연안 매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매립계획이 반영된 곳은 ▲부산 구평((주)강남) 1만8260㎡, ▲마산 양덕(성동산업) 5만3958㎡, ▲부산 대항항(부산강서구청) 3657㎡, ▲태안군 중장(태안군수) 9425㎡, ▲대안군 청산항(대안군수) 7146㎡, ▲화성 고온항(화성시장) 1만8000㎡, ▲화성시 전곡항(경기지사) 26809㎡다.
신청 면적보다 축소된 곳은 ▲진해 와성(경제자유구역, 진해시장), ▲79만6000㎡, 송도 11공구(인천시장) 715만6120㎡, ▲군산시 선유도(군산시장) 1만6884㎡다. 미반영 지역은 ▲울산 용잠((주)선양), ▲진해 제덕(한국미부), ▲거제 성포(녹봉조선), ▲목포 삽진(광성조선 외), ▲마산 동서(마산시장)이다.
국토해양부는 "매립기본계획에는 경제자유구역 사업, 어업인들의 어업활동 지원과 편의제고를 위한 어항시설 확충과 도로 등 공공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순수 민간 부문은 2건 7만2000㎡이다"고 설명했다.
또 국토해양부는 "인천 송도 11공구의 경우 당초 1015만6000㎡를 신청하였으나, 상대적으로 갯벌상태가 양호한 300만㎡를 매립면적에서 제외하여 대체서식지로 조성하고 나머지 715만6000㎡에 대해서만 매립기본계획에 반영하였다"고 밝혔다.
중앙연안관리심의회는 관련 부처 공무원과 학계·연구기관 전문가, 환경운동연합, 어업인 단체 관계자 등 1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토해양부는 "환경정책기본법에 의거해 '사전환경성 검토' 절차를 거치면서 환경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와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병행 수렴하였다"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 "주민의견 수렴 절차 무시"
이번 중앙연안관리심의회의 결정에 대해,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일 저녁 낸 성명서를 통해 "먼저 경남 지역 5곳 모두에 대해 매립의 타당성과 근거가 부족하여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매립이 결정된 마산 성동산업의 마산만 매립과 진해 와성만 매립은 사실 그동안 가장 이슈가 된 지역이다"며 "주민과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하였던 지역 두 곳에 대하여 지역사회의 매립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매립결정을 내린 것은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이 결국 최소한의 의견수렴 절차조차도 무시하고 파괴하는 비민주적 성장임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마산만에 대한 경남도와 마산시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며 "2012년 마산만에서 낚시하고 수영하고 싶다는 마산시민들의 희망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이때에, 마산만 매립을 결정한 것은 마산시와 경상남도가 정책의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여 하여 결국 시민들의 행정신뢰를 잃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특히 진해 와성지구는 주민과 지역 어촌계가 반대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립을 결정한 것은 행정이 앞장서서 지역의 갈등을 부추긴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며 "비도덕적이며 비민주적인 행정은 주민과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면할 수 없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경남도에 대해, 이 단체는 "지금 정부는 범국가적으로 녹색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진정한 녹색성장과 녹색국토 조성을 원한다면 보전 가치가 큰 생태계이자 삶의 터전인 갯벌과 바다를 마구잡이로 매립하려는 모든 계획은 지금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