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폭행 택시기사 사인 급성 심근경색
강희락 경찰청장과 이달곤 행안부장관 유감 표명 등 뒷북 대응책 부심
▲ 3월에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수뇌회의 ⓒ 경찰청자료
경기 안양에서 만취 경찰관과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지난 21일 숨진 택시기사의 사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급성 심근경색'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안양경찰서에 따르면 안양시 비산동 대림대학교 인근 골목길 H모 유치원앞에서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이모(45) 경위와 택시요금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21일 숨진 택시기사 양모(47)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직접 사인이 지병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나타났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22일 오전 부검 결과를 전하면서 "이 경위와의 시비 도중 생긴 목 졸림이나 멍, 그리고 찰과상은 간접 유발인자로, 직접적인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보인다"며 "부검 결과와 관계없이 이 경위에 대한 폭행치사 혐의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피의자 이 경위는 지난 20일 오후 7시경 동료들과 술을 마신후 귀가하기 위해 사망한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영업용 택시를 타고 21일 새벽 1시40분경 안양시 비산동 H모 유치원 뒷편에 도착해 택시기사 양모(47)씨와 요금문제로 몸싸움을 벌이다 양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위는 몸싸움을 하던 양씨가 쓰러진 직후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고 80여m쯤 떨어진 인근 놀이터로 도망쳤으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소속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됐다.
한편 현직 경찰관이 근무시간에 오락실에서 강도짓을 하고 20일 검거되고 요금문제 시비 끝에 택시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등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강희락 경찰청장과 이달곤 행안부장관이 유감을 표명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 청장은 21일 '지방청장 및 부속기관장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지휘관들이 사명감을 갖고 경찰관 비위근절 및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전방위적인 쇄신대책을 마련하라" 지시하고 최근 발생한 경찰관 사건과 관련하여 감독자까지도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강 청장은 "대국민 신뢰 손상이 심각하다. 감찰기능은 직무감독, 비리내사, 부적격자 배제 등 단계별로 역할을 분담해 쇄신해야 한다"고 말하고 "비리내사를 전담할 기구를 경찰청과 지방청에 설치하고 단속과 사정을 연계하는 등 감찰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곤 행정안전부장관도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위로를, 국민들에게도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경찰관 비위근절과 복무기강 확립을 위해 전방위적 쇄신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경찰청에 철저한 조사와 지휘계통에 대해 엄중 문책과 비위예방대책 수립,시행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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