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투기꾼 감세' 우려"
"당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 제동... 윤증현 장관 '깽판국회' 발언에도 일침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른바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투기세력을 위한 감세' 우려"
홍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회의에서 윤 장관에게 "다주택 소유자 양도세 폐지는 '투기세력을 위한 감세'가 될 우려가 있다"며 "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지금은 물량이 부족해 부동산 경기가 안 살아나는 게 아니라 시중에 돈이 안 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문제를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거듭 윤 장관에게 재검토를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방침을 두고 일고 있는 비판적인 국민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안이 발표되자마자 당장 당내에서도 남경필 의원 등이 이를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고위 당·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사실을 전하며 "당은 정부와 달라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는 입장"이라며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깽판국회' 발언도 지적... 윤 장관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 당·정회의에서 윤 장관의 '깽판국회' 발언도 도마 위에 올렸다. 홍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곰보(천연두를 앓은 흉터)더러 곰보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 앞으로 말조심 하라"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장관은 "오해가 많았다"며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라고 에둘러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모두 발언을 통해 "정부에서 일부 오버하는 발언이 있었지만 본의는 아니었다"며 윤 장관의 발언을 대신 사과했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지난달 26일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국회가 깽판이라 (일자리 나누는 기업과 근로자에) 세제혜택을 못 주고 있다"고 국회를 비난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도 "입법부가 제대로 입법활동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지적해 여야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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