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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감시거울'로 둔갑한 '양심거울'

사람들의 양심만 믿기엔 역부족인 현실 씁쓸하다

등록|2009.03.25 09:16 수정|2009.03.25 09:16

▲ 양심거울 한가운데 CCTV가 설치돼 있다. 양심만을 믿기에는 너무 역부족이란 말인가? 참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양심거울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니 이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 윤태


지난 24일 오후 성남 중원구 금광동 어느 주택가 풍경.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를 위해 설치한 양심거울이 세워져 있다. 양심을 마구 내던지기 전에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고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지 말 것을 도와주던 양심거울 한 가운데 성능 좋은 CCTV가 설치돼 있다.

처음 양심거울이 도입됐을 때 무단투기 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많이 접하곤 했다. 물론 지자체마다 큰 효과를 보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최근에 기자가 양심거울이 효과를 발휘하는지 닷새동안 관찰해 그 결과를 기사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양심만 믿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차라리 CCTV만 설치하든지 아니면 양심거울만 설치하든지 했더라면 이런 안좋은 모양새는 나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지자체에서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양심거울이 '감시거울'로 둔갑한 느낌이다. 양심거울이라는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 CCTV가 설치된 양심거울 뒷모습. 모형이 아닌 실제 CCTV이다. 씁쓸함을 감출길이 없다. ⓒ 윤태


CCTV가 설치된 양심거울의 뒷풍경이다. 종종 무단투기 방지를 위해 모형(가짜) CCTV 즉 빈껍데기의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양심거울속의 CCTV는 정확히 설치가 돼 있었다.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블로거뉴스에 송고했고 기사형식으로 추가, 변형 등 재편집 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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