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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에서 만난 매화

등록|2009.03.26 13:40 수정|2009.03.26 13:40

▲ 매화. ⓒ 박미경


얼마전 찾아간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눈을 돌리는 곳곳마다 하얗게 마치 눈이라도 내린 양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섬진강변 사람들은 매화가 활짝 핀 시기에 즈음해 매화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의 내용은 여느 축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그곳에는 매화가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매화를 보러 가는 길에 작은 산을 하나 넘었다. 산 저편에서 산 이편으로 넘어오는데 보통때 같으면 30분이면 족할 거리가 이날은 2시간이 족히 걸렸다.

▲ 매화. ⓒ 박미경


많은 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와 긴 차량행렬을 이루며 매화를 보기 위해 그 곳을 찾고 있었다. 

그 긴긴 행렬이 고생스러울 법도 하지만 섬진강변 곳곳에 활짝 핀 매화는 매화를 보기 위해 달려온 고단함을 녹여 주기에 충분했다.

▲ 매화. ⓒ 박미경


여느 축제마다 무대가 있고 그곳에서는 음악회며 각종 공연들이 무시로 펼쳐지며 사람들을 손짓한다.

어느 곳에서는 무대 위의 공연이 주인공이 되고, 어느 곳에서는 주변의 경관이 주인공이 되며, 어느 곳에서는 무대와 주변의 경관이 모두 주인공이 된다.

어느 곳에서는 무대 위의 공연이나 주변의 경관 모두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 채 초라한 모습으로 사라져 가기도 한다.

▲ 매화. ⓒ 박미경


축제가 아무리 화려하게 치장하고 사람들을 유혹해도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없으면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더라도 매번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또한 사람들을 다시 찾게 만들지는 못한다. 식상하다.

섬진강변을 찾은 사람들은 축제보다도 매화를 만나기 위해 그 곳을 찾고 있었다. 그 곳에서는 매화와 섬진강이 주인공이 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다.

섬진강변의 매화는 봄의 향기를 한껏 풍기며 그렇게 그들을 맞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곁을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유포터와 디지탈화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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