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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복, '친박' 김무성 찾아 '공천파동' 화해 시도

경주 공천심사도 난항... 공심위 "정종복, 무소속 정수성 압도 못해" 고심

등록|2009.03.26 15:33 수정|2009.03.26 15:33
한나라당이 경주 재·보선 공천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와 현지 실사에서는 정종복 전 의원이 다른 신청자들을 앞섰으나 본선에서 당선을 확신할 수 없어 심사가 난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26일 오전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경주 지역 후보군을 3배수로 압축했다. 오는 28~29일에는 야권 후보와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벌인 뒤 이를 토대로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주, 흔들리는 '정종복 대세론'... 공천심사 '난항'

▲ 정종복 전 의원이 지난해 5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득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애초 공심위 분위기는 '정종복 대세론'이었다. 공심위의 조사 결과 다른 공천신청자들보다 우위인 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민다는 소문도 들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가장 큰 변수는 박근혜 전 대표의 특보를 지낸 무소속 정수성 후보다. 정종복 전 의원을 내보낼 경우, 정수성 후보를 이길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이다. 이미 실시된 외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종복 전 의원은 정수성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심위원은 "(공천심사 초반과 달리) '당연히 정종복'이라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정 전 의원이 다른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심위 관계자도 "샘플(표본집단) 수가 적어 신뢰하긴 어렵지만 (정종복 전 의원이 정수성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진다는 외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내에서는 정종복 전 의원이 아닌 정수성 후보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정종복 전 의원이 나섰다가 또다시 지면 타격이 크다"며 "여론조사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이상득 의원이 나서서 정종복 전 의원을 (불출마하라고) 설득시키고 정수성씨를 전략공천하는 방법도 있다. 경주 공천은 결국은 '정종복이냐, 정수성이냐'다"라고 설명했다.

▲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정수성 예비후보가 20일 오후 황오동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승형



정종복, '친박' 김무성 찾아 '공천파동' 화해 시도... '허탕'

당으로선 정종복 전 의원과 박근혜계 간의 불편한 관계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친이'인 정종복 전 의원은 18대 총선 당시 사무부총장으로서 공천 실무를 관장한 공심위 간사였다.

공천파동 직후엔 '사(私)천 3인방' 중 하나로 불리며 박근혜계의 원성을 샀다. 박근혜계로선 정종복 전 의원으로 공천이 확정되는 게 달갑지 않은 일일 수밖에 없다.

정종복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할 즈음 당내 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만나 그간 쌓인 앙금을 풀려고 했으나 허탕만 치고 돌아갔다는 말도 들린다.

김무성 의원 측에 따르면, 정종복 전 의원은 김 의원을 찾아와 "공천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다"며 화해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시 공심위 상황은 자세히 전해들어 잘 알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맞받아쳤다고 한다. 이어 김 의원은 "됐으니 그만 가라"며 정 전 의원을 물리쳤고, 정 전 의원은 멋쩍다는 듯 "물도 한 잔 안 주시느냐"며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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