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50억? 검찰, 떳떳하게 브리핑해라"
[현장 인터뷰] 살아남은 유일한 '친노' 백원우 의원
▲ 백원우 민주당 의원 ⓒ 남소연
"일단 지켜보자. 기획수사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2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토론회를 마치고 만난 백원우(43·경기 시흥갑) 의원은 검찰의 '친노 기획수사설'에 일단은 말을 아꼈다.
자신을 포함해 18대 국회에서 원내로 진입한 '노무현 직계 3인방' 중 2명이 검찰의 사정 칼날 아래 서게 된 셈이다. 원내 인사는 아니지만, 친노 그룹의 핵심인 안희정 최고위원도 '강금원 리스트'에 올라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백 의원은 오히려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해 하는 수사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최종 타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잠시 흥분하기도 했다. 백 의원은 "뭘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여권에서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 얘기가 나오는데, 공정하지 못하면 검찰이 국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안희정·염동연 등 '살아있는 권력'의 최측근을 수사했듯이, 현 청와대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광재 의원의 '정계 은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의 결단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하지 마라'고 올린 글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했다. "정치인은 거짓말, 정치자금, 사생활 검증, 이전투구, 고독과 가난의 수렁을 지나가야 한다"라고 쓴 노 전 대통령의 글처럼, 이 의원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정치 생활에 회한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백 의원은 "이 의원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백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도 수사하는지 보자"
- 검찰의 박연차 수사에 대해 어떻게 보나. 표적수사라는 얘기가 있는데.
"표적수사, 기획수사라고 보기엔 이르다. 일단 지켜보자.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해 하는 수사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 이광재 의원이 구속됐는데, 친노 진영을 겨냥한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나.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자는 얘기다. 이광재 의원의 경우, 돈을 줬다는 사람은 있는데 자신은 안 받았다는 것 아닌가. 직접 안 받을 수 있다. 정치인에게 여러 모임이 있으니까, 친한 모임을 통해 돈이 들어왔을 수도 있고..."
- 이광재 의원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
"나는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본다. 이 의원이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최근에 '정치하지 마라'고 올린 글의 연장선이라고 본다. 이 의원의 심정을 이해한다."
- 지금까지는 공정한 수사였다고 보나.
"지금 여권에서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 얘기가 나오지 않나.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10억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것 아니냐. 거기에 대해 수사하는지 보자는 말이다. 공정하지 못하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여권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얘긴가.
"그렇다. 다 기획수사, 표적수사라고 하면 우리(참여정부)가 예전에 대선자금 수사했던 것도 기획수사가 되지 않겠나. 그때도 한나라당이 얼마나 반발했나. 하지만 기획수사 아니었다. 참여정부 초기에, 검찰이 친노 측근이라고 하는 안희정, 염동연, 최도술 다 잡아 가뒀다. 그런 수준의 수사가 돼야 한다는 거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50억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검찰의 최종 타깃이 노 전 대통령이라는 소문을 어떻게 보나.
"뭘 가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말인가. 50억이라고 하는데, 검찰이 그렇게 자신있으면 떳떳하게 나와서 브리핑해야 한다. 슬쩍슬쩍 흘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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