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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파주 아울렛 부지 포기, 하지만..."

"신세계, 비즈니스 관행상 비상식적인 행위"... '땅 싸움' 사실상 종결

등록|2009.03.30 12:08 수정|2009.03.30 12:30
롯데쇼핑(주)이 경기 파주 아울렛 부지 입점 포기를 선언하며 신세계백화점과 벌인 '땅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쇼핑은 30일 "국내 유통업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파주 아울렛 부지 관련 논쟁을 종결한다"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의 진행을 종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1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 53만4000여㎡ 가운데 8만6000여㎡(약 2만6000여평) 규모의 땅에 대해 20년 장기 임차계약을 추진해왔으나, 신세계가 지난 23일 이 땅의 소유주인 ㈜CIT랜드측과 매입 약정을 체결해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CIT랜드가 "롯데와의 협상은 모두 종결됐다"고 거듭 선언하고, 신세계 역시 파주시로부터 토지이용허가를 취득하는 등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면서 사실상 승패가 갈리는 분위기였다. 당초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던 롯데가 결국 부지 입점을 포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롯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08년 CIT랜드 측과 아울렛 부지에 대한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신세계와 토지 소유주인 CIT랜드가 이 부지를 두고 납득하기 어려운 매매 약정을 체결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그동안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였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이처럼 중단하게 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는 "좋은 경쟁자로 여기는 동업계에서 당사가 임차계약을 맺고 기본 설계 및 인허가 추진, 협력업체와의 입점 협의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던 것을 알면서도 (신세계가) 토지를 매입해 아울렛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신세계에 대한 앙금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는 "신세계 측에서는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고 하나, 당사에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서둘러 매입에 나섰다는 점은 비즈니스 관행상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며 "윤리경영을 기업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신세계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우려의 마음을 표한다"고 질타했다.

롯데는 이어 "당사는 이번 파주 아울렛 사태가 유통업체끼리 땅을 두고 싸우는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비추어지며 사회 이슈로 확대되는 것은 양사의 기업 이미지 훼손 및 유통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대한민국 대표 유통업체답게 대승적 차원에서 대처하여 이러한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냉험한 비지니스라고 하지만 이미 브랜드 입점까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을 알면서도 (신세계가)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구하지 않고 부지 매입에 나선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센텀시티점이 들어설 때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매장에 없는 브랜드는 인근 신세계 매장을 안내까지 해줬다"며 "남도 아니고 좋은 라이벌끼리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언론에 자꾸 이전투구로 비추는 것은 양사의 이미지에 모두 악영향이고, 이런 부분은 사업 시행자의 농간에 놀아날 수도 있다"며 "더 이상의 논쟁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깔끔하게 양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측은 "이번 사항의 핵심은 CIT랜드와 롯데의 계약 이행 문제와 관련한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제안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CIT랜드가 롯데와의 협상 종결을 여러차례 통보한 뒤 우리에게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상도의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양자간의 입장이 원만하게 종결된 것은 다행"이라며 "우리는 아울렛 사업의 원조답게 최고의 아울렛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과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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