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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 간다"

전국시민모임, 여주 신륵사로 출발... 지난번보다 참여인원 10배 늘어

등록|2009.03.31 11:27 수정|2009.03.31 11:27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학부모회 등 5개 학부모단체로 구성된 '일제고사폐지 전국시민모임'(이하 전국시민모임)이 31일 오전 전국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일제고사(교과학습 진단평가)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이날 체험학습에 참여한 인원은 약 1474명. 서울 지역은 약 310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시험을 거부하고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서 남한강 생태학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시민모임은 체험학습을 떠나기 앞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일제고사식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에 대한 맞춤식 교육을 지원할 수 있고 학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이라며 "겉으로는 다양성, 창의성을 외치면서 암기식, 객관식, 획일화된 지필고사로 우리 교육을 획일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시민모임은 또 "우리 학부모들은 성적 조작 교사와 관리자는 승진하고 교사의 양심에 따라 공개적으로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사는 해임, 파면당하는 반교육적인 편가르기식 정부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꿈꾸었기 때문에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택한 것"이라 강조했다.

이와 아울러 전국시민모임은 "이러한 학부모의 간절한 교육적 소망을 '이념 논쟁' 운운하며 정당한 문제제기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교육당국도 온갖 미사여구로 국민과 학부모를 더 이상 현혹하지 말고 일제고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태균 평등교육 학부모회 상임대표는 특히 "작년 10월 일제고사 당시 체험학습에 참여했던 연인원(150여 명)보다 이번에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학생·학부모의 수가 10배 정도로 늘었다"며 "일제고사가 폐지되는 그날까지 이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국시민모임은 체험학습 전날까지도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막기 위해 전화 및 호출 등의 '비교육적인 협박'을 행사했다며 지난 30일 하루 동안 받은 제보 내용들을 공개했다.

이날 전국시민모임이 공개한 제보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중학교는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선택한 학부모와 학생에게 학부모회장, 부회장, 담임 교사, 특정 교과 교사가 전화 및 면담 등을 통해 체험학습을 포기할 것을 종용했다. 전북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장이 직접 학생을 호출해 면담하거나 담임교사가 밤에 학부모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를 직접 학교로 호출해 체험학습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이러한 학교 측의 노골적인 체험학습 방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체험학습을 무단결석 처리하고 체험학습 참가 인원을 단위별로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압박을 받은 교장이 담임교사에게, 담임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학부모와 학생들은 초중등교육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체험학습권 행사를 마치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을 하는 것처럼 진행하고 있다"며 "법률지원단을 통해 교육당국의 부당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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