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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름나물 속에 '영양제'?

등록|2009.04.02 10:18 수정|2009.04.02 10:18
요즘 봄나물이 몸에 보약이라 자주 챙겨 먹는다. 냉이나 쑥을 콩가루에 살살 묻혀 된장 푼 끓는 물에 국을 끓이기도 하고, 참나물과 돌나물은 초고추장에 바로 무쳐먹기도 한다. 

동네 농협마트에 갔더니 비름나물이 있었다. 어릴 때는 엄마가 조물조물 맛있게 무쳐줘도 잘 안 먹었던 비름나물이었다. 한 끼 반찬으로 적당한 양을 랩으로 깔끔하게 포장된 비름나물은 1200원으로 값도 저렴했다.

▲ 랩으로 포장된 비름나물을 벗기니 스티로폼 바닥에 '요상한' 게 들어있다. ⓒ 한미숙


▲ 거무튀튀하고 기름기도 묻어난다. 깻묵인가? 그러면 냄새가 날텐데 냄새는 전혀 없다. ⓒ 한미숙


▲ 비름나물 '영양제' ⓒ 한미숙


집에 와서 비름나물을 싼 랩을 뜯었다. 그리고 나물을 묶고 있던 끈을 풀려고 했다. 헌데, 스티로폼 바닥에 둥그스름하고 거무튀튀한 게 있었다. 아무냄새도 나지 않았고 손으로 만져보니 기름기도 살짝 묻어났다. '엥, 도대체 이게 뭐야?'

다시 농협마트에 가서 물어보자니 번거롭다. 그렇다고 그냥 해먹자니 왠지 꺼림칙하다. 전화로 물어볼까하다가 다음 날, 농협에 갈 일이 있어서 둥글고 거무튀튀한 그걸 갖고 갔다. 농협마트에서 포장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비름나물 포장은 자신이 맡아서 한다고 말한다.

"물건은 오정동 농수산시장에서 다발이 묶여진 채로 들여와요. 아마 거기에 딸려 들어왔을 거예요. 의심하시던 건 영양제로 쓰였던 물건이에요. 먹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일부러 넣은 건 아닌데 죄송합니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것도 같다. 무게를 더 나가게 하려고 넣은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다만 그게 뭔지 궁금했는데, 비름나물에 영양제라니, 나 원 참. 영양제 들어간 비름나물을 먹기는 평생에 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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