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의 부적절 발언과 언론의 침묵
[일간지 일일브리핑-4월2일] 강희락 청장 '성매매' 발언 논란 등
[브리핑①] 강희락 "성매매 재수 없으면 걸린다", <한겨레>만 보도
1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강희락 경찰청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강 청장이 지난 달 30일 '경찰 기강 확립, 비리 척결 대책'을 발표한 직후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을 두고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공보관 하면서 접대 많이 해봤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전했다.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서는 "이게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혐의 입증도 어렵다"면서 성접대 의혹 수사에 난색을 표했다고도 보도했다.
한편, <프레시안>은 당시 강희락 청장의 발언을 들은 경찰청 출입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강 청장의 문제 발언을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레시안>의 보도로 강희락 청장의 문제 발언이 알려진 이후에도 언론들의 침묵은 계속됐다.
2일 <한겨레신문>만 8면 <"나도 기자들 접대…재수 없으면 걸린다" 경찰청장이 '성매매 발언'>에서 "강희락 경찰청장이 성매매와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강 청장이 지난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경찰청) 공보관을 끝내고 미국 연수를 준비하면서, 기자들이 술 한잔 사라고 해서 (술자리를 가진 뒤) 2차를 갔다", "모텔에서 기자들에게 (방)열쇠를 나눠주며 '내가 이 나이에 별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도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들이 "성매매 단속 업무를 맡고 있는 치안 총수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발언"이라며 "강 청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브리핑②] 이 대통령 "올 연말 150~200억 달러 무역흑자"
<중앙><동아> 무비판 보도
<중앙> 김윤옥 여사 한국문화원 방문 추켜세우기도
<조선> "'코리아 세일즈' 나선 이 대통령" 부각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 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수출은 지난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마 올 연말에는 150억∼200억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대통령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 '한국의 수출이 3월까지 안정세'라는 분석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3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불황형, 또는 교역 축소형 무역수지 흑자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수입이 지난해 3월 대비 21.2%나 감소했는데도, 46억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입이 36%나 줄었기 때문이며, 이는 '내수가 위축되고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3월 수출 품목에서도 선박류를 빼면 나머지 품목들은 모두 감소했다고 한다. 또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환율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2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대통령의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중앙일보>는 3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아소 다로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의 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의 수출은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 올해 연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비판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다.
13면에서는 김윤옥 여사가 1일 런던 한국문화원을 방문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면 비빔밥을 꼭 먹도록 선전(홍보)해야 한다"며 "나도 열심히 홍보하려 한다"고 발언했다며 한식 세계화를 위한 홍보에 나섰다고 부각시켰다.
<동아일보>도 2면에서 "3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인 46억 1000만 달러(약 6조 3157억원) 흑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최대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수출은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아마 올해 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금융 측면도 감독기능을 일원화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며 대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MB․아소 "북한, 로켓 쏘면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중앙, 3면)
<김윤옥 여사 "한국 방문객 꼭 비빔밥 먹게 선전해야">(중앙, 13면)
<3월 무역흑자 46억달러 사상최대 李대통령 "올해 200억달러 가까이 흑자 낼 것">(동아, 2면)
<조선일보>는 1면에서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 구조인 데다 환율 효과에 도취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안주했다가는 5~10년 후 경쟁국에 추월당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며 3월 무역수지 흑자가 "환율이 차려준 '불안한 잔칫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일 이 대통령의 CNBC 인터뷰 발언을 소개하는 등 <중앙> <동아>의 보도 행태와는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6면에서는 "영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일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서구 언론들과의 잇단 인터뷰와 일본, 영국, 호주 등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코리아 세일즈'에 주력했다"며 "한국이 세계 경제 위기 극복의 '선봉'에 나설 수 있음을 적극 홍보하고 나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이 대통령의 발언을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3월 무역수지 사상최고 흑자 환율이 차려준 '불안한 잔칫상'>(조선, 1․3면)
<'코리아 세일즈' 나선 李대통령>(조선, 6면)
▲ 한겨레신문 8면 기사 ⓒ 한겨레
한편, <프레시안>은 당시 강희락 청장의 발언을 들은 경찰청 출입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강 청장의 문제 발언을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레시안>의 보도로 강희락 청장의 문제 발언이 알려진 이후에도 언론들의 침묵은 계속됐다.
2일 <한겨레신문>만 8면 <"나도 기자들 접대…재수 없으면 걸린다" 경찰청장이 '성매매 발언'>에서 "강희락 경찰청장이 성매매와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강 청장이 지난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경찰청) 공보관을 끝내고 미국 연수를 준비하면서, 기자들이 술 한잔 사라고 해서 (술자리를 가진 뒤) 2차를 갔다", "모텔에서 기자들에게 (방)열쇠를 나눠주며 '내가 이 나이에 별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도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들이 "성매매 단속 업무를 맡고 있는 치안 총수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발언"이라며 "강 청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브리핑②] 이 대통령 "올 연말 150~200억 달러 무역흑자"
<중앙><동아> 무비판 보도
<중앙> 김윤옥 여사 한국문화원 방문 추켜세우기도
<조선> "'코리아 세일즈' 나선 이 대통령" 부각
▲ 동아일보 2면 기사 ⓒ 동아일보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 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수출은 지난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마 올 연말에는 150억∼200억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대통령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 '한국의 수출이 3월까지 안정세'라는 분석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3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불황형, 또는 교역 축소형 무역수지 흑자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수입이 지난해 3월 대비 21.2%나 감소했는데도, 46억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입이 36%나 줄었기 때문이며, 이는 '내수가 위축되고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3월 수출 품목에서도 선박류를 빼면 나머지 품목들은 모두 감소했다고 한다. 또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환율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2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대통령의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중앙일보>는 3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아소 다로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의 무역이 많이 침체된 데 비해 한국의 수출은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 올해 연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비판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다.
▲ 중앙일보 3면 ⓒ 중앙일보
13면에서는 김윤옥 여사가 1일 런던 한국문화원을 방문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면 비빔밥을 꼭 먹도록 선전(홍보)해야 한다"며 "나도 열심히 홍보하려 한다"고 발언했다며 한식 세계화를 위한 홍보에 나섰다고 부각시켰다.
<동아일보>도 2면에서 "3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인 46억 1000만 달러(약 6조 3157억원) 흑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최대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수출은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아마 올해 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금융 측면도 감독기능을 일원화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며 대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MB․아소 "북한, 로켓 쏘면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중앙, 3면)
<김윤옥 여사 "한국 방문객 꼭 비빔밥 먹게 선전해야">(중앙, 13면)
<3월 무역흑자 46억달러 사상최대 李대통령 "올해 200억달러 가까이 흑자 낼 것">(동아, 2면)
<조선일보>는 1면에서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 구조인 데다 환율 효과에 도취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안주했다가는 5~10년 후 경쟁국에 추월당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며 3월 무역수지 흑자가 "환율이 차려준 '불안한 잔칫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일 이 대통령의 CNBC 인터뷰 발언을 소개하는 등 <중앙> <동아>의 보도 행태와는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6면에서는 "영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일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서구 언론들과의 잇단 인터뷰와 일본, 영국, 호주 등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코리아 세일즈'에 주력했다"며 "한국이 세계 경제 위기 극복의 '선봉'에 나설 수 있음을 적극 홍보하고 나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이 대통령의 발언을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3월 무역수지 사상최고 흑자 환율이 차려준 '불안한 잔칫상'>(조선, 1․3면)
<'코리아 세일즈' 나선 李대통령>(조선, 6면)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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