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대규모 군락지 경남 사천서 발견
사천시 곤양면서 멸종위기 2급 동식물 '깽깽이풀' 집단 군락 확인
▲ 사천시 곤양면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2급 동식물 '깽깽이풀' ⓒ 허귀용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인 '깽깽이풀'의 대규모 군락지가 사천에서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깽깽이풀'은 깽깽이풀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 풀로서 4~5월에 홍자색 꽃을 피우며 전국의 낮은 산 중턱에서 자란다. '깽이풀', '황련'으로 불리기도 하며 보통 2, 3일간 꽃을 피우다 진다. 학명은 'Jeffersonia Dubia Benth'다. 세계적으로 1속 2종이 자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매자나무과의 1종만이 전국 10여 곳에서 발견된바 있다.
▲ 여러 곳에서 깽깽이풀이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 허귀용
지난 1일 늦은 오후. 이 일대에서 깽깽이풀을 발견한 환경과생명을지키는 경남교사모임(줄여: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 등 회원 2명과 현장을 찾았다.
등산로를 따라 1, 2분 정도 올라가서 주위를 살펴보자 자줏빛 꽃망울을 터트린 깽깽이풀이 쉽게 발견됐다. 꽃샘추위 때문인지 이미 꽃이 진 것도 있었다. 대충 어림잡아 660㎡정도 면적에서 40여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만 더 올라가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깽깽이풀이 발견된 것이다. 일일이 세어 보지는 못했지만 660㎡ 면적에 족히 수백 개체는 되어 보였다.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였다. 이곳을 처음 발견한 경남환생교 회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일부지역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체수가 발견됐다. ⓒ 허귀용
이날 1시간 30분 정도 이 일대를 조사했는데, 여러 군데에서 깽깽이풀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 일대에서 깽깽이풀이 넓게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경남환생교 회원들은 추측했다.
이 일대에서는 깽깽이풀 외에도 엘레지꽃, 남산 제비꽃, 현호색, 꿩의 다리, 노루귀, 산자고 등 봄에 피는 다양한 종류의 야생꽃들이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다양한 종류의 야생꽃도 발견됐다. 위쪽 시계방향으로 엘레지꽃과 애기노루귀, 쪽도리풀 ⓒ 허귀용
깽깽이풀은 우연찮게 발견됐다. 각 지역을 돌며 야생꽃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남환생교의 회원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은 "적절한 햇빛과 그늘, 수분 등 야생꽃들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깽깽이풀 등 다양한 종류가 자생할 수 있었다"며 "이 일대는 봄꽃의 보고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 경남환생교 최진태 회장이 엘레지꽃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허귀용
창원대학교 생물학과 김인택 교수(경남생명의 숲 공동대표)는 "깽깽이풀이 집단적으로 군락하는 경우는 전국적으로 흔하게 볼 수 없다"면서 "충분한 보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야생꽃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사냥꾼이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어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남환생교와 김 교수는 이 일대에 서식하는 깽깽이풀의 주변 환경과 분포도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한편 깽깽이풀 등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을 채취, 훼손 또는 고사시킬 경우 야생 동. 식물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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